토트넘 이어 나폴리서도 탓탓탓...콘테의 선수 저격 + 잠적, 그때랑 똑같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1.14 06: 46

나폴리는 지난 9일(한국시간) 볼로냐 FC 원정에서 0-2로 패했다. 후반 초반 테이스 달랑가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후반 21분에는 존 루쿠미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완패했다. 이 패배로 나폴리는 시즌 공식전 5패, 그리고 4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콘테 감독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미 다섯 번이나 졌다는 건 뭔가 완전히 잘못됐다는 뜻”이라며 “나는 죽은 사람들과 함께 걷고 싶지 않다. 그런 상태라면 내가 먼저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선수단의 태도에 대한 직격탄이었다.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뉘앙스까지 풍기며 사임설이 즉각 제기된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나폴리의 아우렐리오 데 로렌티스 회장은 이 사임설을 전면 부정했다. 그는 “콘테가 사임한다는 헛소문을 들었으며, 콘테 같은 진짜 남자를 우리 곁에 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감독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발언과는 달리 현재의 상황은 ‘헛소문’이 아닌 ‘실화’에 가깝다.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콘테 감독은 A매치 휴식기 동안 남아 있는 선수들과의 훈련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그는 휘슬을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 코치에게 넘기고 오는 16일까지 팀을 떠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 구단은 17일 복귀를 공식 발표했지만, 이는 형식적 의미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스텔리니 코치는 콘테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 시절에도 감독대행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번에도 사실상 ‘대행 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A매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남은 선수들과 집중 훈련을 진행해야 할 시점에 감독이 자리를 비웠다는 건, 팀 내부 갈등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순위만 보면 나폴리는 절망적이지 않다. 11라운드가 끝난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4위(승점 22점)이며, 선두인 인터 밀란과도 단 2점 차다. 반등은 충분히 가능하며, 시즌 초반 위기에서 빠져나갈 여지도 있다. 그러나 경쟁력 회복보다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는 감독과 선수단의 관계, 그리고 콘테 감독의 분노로 인해 흔들리는 내부 결속이다.
콘테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와 높은 전술적 요구 수준을 가진 지도자로 유명하다. 장점이자 단점인 그의 리더십은 팀 성적이 흔들릴 때 가장 크게 충돌을 일으킨다. 현재의 나폴리 상황이 딱 그렇다. 부진이 이어지자 콘테 감독은 선수단의 태도와 집중력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선수단은 감독의 요구를 따르지 못하며 신뢰가 흔들리는 구조다.
그런데 이 같은 모습은 토트넘 시절에도 반복된 바 있다. 콘테 감독이 토트넘에서 지휘할 당시에도 선수단과의 갈등은 여러 차례 수면 위로 드러났다. 2023년 3월 토트넘이 사우샘프턴 FC와의 경기에서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하자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 팀이 아니다. 11명이 각각 자기만을 위해 뛰는 것 같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토트넘 내부에서는 훈련 강도에 대한 불만도 꾸준히 제기됐다. 하루 전날 밤 급하게 훈련일정이 바뀌거나, 경기를 앞두고 이른 시간에 강행된 러닝 세션 등이 선수들의 체력∙정신적 피로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이 ‘소모성 트레이닝’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반발했다.
이는 내부 분위기 급격한 악화로 이어졌다. 이 같은 콘테 감독이 지휘한 팀에서 과거와 현재가 겹쳐 보인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나폴리 지휘봉을 잡은 이후, 콘테 감독은 ‘동화’처럼 단단한 조직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다시금 ‘불화’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나폴리는 오는 23일 아탈란타전을 앞두고 있다. 볼로냐전의 충격패 이후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감독이 훈련장에 없는 상태에서 정상적인 준비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구단의 외부 메시지는 “문제 없다”이지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만 보면 지금 나폴리 상황은 ‛위기 직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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