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가 상대 관중과 기싸움을 벌이는 추태 끝에 국가대표 커리어에서 첫 레드카드를 받았다. 포르투갈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포르투갈은 14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F조 5차전에서 아일랜드에 0-2로 졌다.
이제 최종전만 남겨둔 상황. 포르투갈은 조 1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승점 10에 머무르면서 본선행 조기 확정이 좌절됐다. 오히려 탈락 가능성까지 생겼다.


유럽 예선은 각 조 1위가 월드컵에 직행하고, 2위는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현재 포르투갈은 2위 헝가리(승점 8)와 3위 아일랜드(승점 7)의 추격을 받고 있다. 만약 포르투갈이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메니아에 충격패한다면 조 1위 자리를 뺏기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아일랜드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7분 트로이 패럿이 코너킥 공격에서 골망을 가랐다. 한때 토트넘에서 '포스트 해리 케인'으로 기대받았던 그는 리엄 스케일스의 헤더를 밀어넣으며 골 맛을 봤다.
포르투갈이 반격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전반 35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주앙 펠릭스의 슈팅도 무산됐다. 잠시 후 나온 펠릭스의 헤더는 높이 뜨고 말았다.
오히려 아일랜드가 전반 37분 골대 불운에 막혀 추가골을 만들지 못했다. 다시 한번 패럿의 발끝이 불을 뿜었다. 그는 전반 추가시간 다라 오셰이의 스루패스를 받은 뒤 수비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전반은 아일랜드가 2-0으로 리드했다.

호날두가 스스로 무너졌다. 그는 후반 16분 골문 앞에서 경합 도중 오셰이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몸싸움에 신경질을 부리더니 상체를 돌리며 팔꿈치로 등을 찍어버렸다.
처음엔 옐로카드가 나왔다. 그러자 아일랜드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놀랍게도 호날두는 두 손을 눈가에 대고 돌리며 우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어디 더 울어 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동작이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고의적인 호날두의 가격은 다이렉트 퇴장감이었고,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레드카드가 선언됐다. 그럼에도 호날두는 뻔뻔하게 관중을 향해 박수를 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물론 신난 아일랜드 팬들은 호날두의 제스처를 그대로 되돌려주며 환호했다.
10명이 된 포르투갈은 이후 추격하지 못했다. 프란시스코 트린캉, 하파엘 레앙, 곤살로 하무스 등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으나 수적 우위를 등에 업은 아일랜드의 공격에 휘청였다.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 경기는 그대로 아일랜드의 2-0 승리로 끝났다.

이번 퇴장은 A매치 226경기를 뛴 호날두의 국가대표 커리어 첫 레드카드다. 그는 남자 A매치 최다 득점(143골), 포르투갈 최다 출전(225경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공격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퇴장당하며 추태만 남겼다.
이로써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월드컵 진출 확정 순간을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경기장 밖에서 동료들이 아르메니아를 잡아주길 응원해야만 한다.
게다가 월드컵 본선 무대 첫 경기를 놓칠 가능성도 생겼다. A매치에서 받은 레드카드는 자동으로 한 경기 출전 정지를 받게 되며 추가 징계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 스페인 '마르카'는 "호날두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퇴장당했기 때문에 훨씬 더 긴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을 위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폭력적 행동은 3경기 출전 정지다. 그러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짚었다.
포르투갈이 이대로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면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된다. 최근 그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마지막이냐는 질문에 "확실히 그렇다(Definitely, yes). 나는 41살이 될 거다. 그게 큰 대회에서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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