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말고 누가 100경기를 나오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른다. 18일엔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겨 가나와 두 번째 평가전을 소화한다.
올해 마지막 A매치 일정이다. 내년 6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협회(FIFA)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중요한 실전 무대다.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7위를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볼리비아와 아프리카 월드컵 예선을 일찌감치 뚫어낸 강호 가나를 상대로 본선 무대에서 경쟁력을 시험할 기회다.

무엇보다 결과가 필요하다. 월드컵 포트2를 확정하기 위해선 FIFA 랭킹 포인트 관리가 핵심이기 때문. 만약 FIFA 랭킹 22위에 올라 있는 홍명보호가 순위가 더 낮은 볼리비아(76위)와 가나(73위)에 덜미를 잡힌다면 포트2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앞서 홍명보 감독도 "새롭게 전술을 짠다기보단 지난 경기 장단점을 잘 파악해서 발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이번 경기는 올해 마지막 평가전인데, (포트 2에 들기 위해선) 결과가 중요하다. 기존 계획대로 가면서 경기 결과까지 챙기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명보 감독은 "말했듯이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남은 2경기에서도 계속 조합을 찾아야 한다. 한 선수가 완벽한 베스트 자원이라고 정해두면 다른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해칠 수도 있다. 물론 큰 틀은 잡혀 있지만, 그 안에서 동기부여를 주면서 월드컵 직전까지 선수들의 경쟁력을 체크해야 한다. 그 과정에 있는 두 경기"라고 강조했다.
A매치 1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해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이재성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볼리비아전 평가전 킥오프에 앞서 기념식을 가진다.

이재성은 2015년 3월 27일, 이번 볼리비아전 결전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에서 데뷔전을 치른 뒤 꾸준히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해왔다.
두 차례 월드컵과 아시안컵에 출전하며 대한민국 중원을 책임져온 그는 지난 10월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재성의 오랜 헌신과 성취를 기념하기 위해 그가 첫 A매치를 치렀던 대전에서 뜻깊은 기념식을 마련한다. 경기 시작 직전 이재성에게 100경기 출전 기념 트로피와 기념 액자를 전달할 예정이다.
KFA “이재성은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헌신해 온 선수다. A매치 데뷔 장소인 대전에서 팬들과 함께 100경기 달성을 기념하게 돼 뜻깊다”라고 말했다.
한편, 1992년생 동갑내기이자 오랜 절친 손흥민도 이재성의 ‘센추리 클럽’ 가입을 축하했다.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영상 속 손흥민은 특유의 밝은 미소로 “재성아, 100경기 진심으로 축하해. 누가 100경기를 뛸 자격이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너라고 말할 거야. 친구로서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많은 대표팀 경기를 치르면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가족들과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행복한 시간 보냈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축하해, 친구야”라며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손흥민의 진심 어린 축하 영상은 두 동갑내기 대표팀 동료의 오랜 우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함께 수많은 A매치를 치러온 두 선수의 관계는 단순한 동료를 넘어 ‘대표팀 세대교체의 중심을 함께한 친구’로 상징되고 있다.
이재성은 자신의 100경기 출전에 대해 “한 경기 한 경기가 항상 특별했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팀의 영광이 먼저다”라며 특유의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득점 욕심은 없다. 상황이 되면 넣겠지만, 언제나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재성다운 한마디였다. 조용하지만, 언제나 헌신으로 빛나는 ‘100경기 사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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