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매체도 감격, "조규성의 국대 복귀, 그답게 스타일리쉬 했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1.15 19: 48

598일의 공백을 뚫고 돌아온 순간, 조규성의 오른발은 ‘귀환’이라는 두 글자를 정확하게 그려냈다. 그 어떤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 이 골 하나가, 그가 지나온 시간을 모두 설명한다.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볼리비아 평가전.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이 승리의 문을 열었다면, 마지막을 닫은 건 598일 만에 태극마크로 복귀한 조규성이었다. A매치가 1년 8개월 동안 끊겼던 공격수, 부상과 합병증으로 ‘복귀가 가능하긴 한가’라는 의심까지 받았던 선수. 그가 다시 그라운드에 서서, 다시 득점으로 말하자 경기장의 공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조규성이 겪은 공백은 단순한 ‘부상 이탈’이 아니었다. 2024년 5월 무릎 수술 이후 찾아온 합병증은 그의 일상을 무너뜨렸다. 운동은 물론, 걷는 것조차 불편한 시기가 있었고 체중은 14kg이나 빠졌다. 스스로 “해골처럼 말랐던 시기”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경기 감각은 사라졌고, 2024-2025 시즌은 결국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어느 순간 ‘조규성’이라는 이름이 조용히 뒤로 밀려갔다. 그만큼 그의 공백은 길고 깊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올여름 미트윌란에서의 몇 경기, 작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4골을 넣었다. 부활을 알리는 시그널이었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은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대표팀 명단에 이름이 다시 올랐을 때,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었지만 조규성은 그 의미를 골로 완성했다.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그는 몸이 가볍지 않았다. 공백의 시간이 주는 부담은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마치 질주를 기다리던 탄성처럼, 기회가 오자 본능은 정확했다. 후반 43분, 박스 안 혼전. 수비수 둘이 몸을 붙였지만 조규성은 등으로 버티고 팔로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 공이 골망을 흔드는 순간, 대전 경기장은 단순한 환호가 아니라 뜨거운 울림으로 뒤덮였다.
덴마크 매체 ‘캄포’도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약 600일의 공백을 끊고 조규성이 스타일리시하게 복귀했다”며 그의 복귀전을 높게 평가했다. 대표팀 스트라이커의 공백은 한국 축구의 고민이었고, 조규성의 부재는 더 크게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골은 단순한 ‘추가 득점’이 아니라 한국 축구가 다시 얻은 공격 옵션의 부활이었다.
더 의미가 깊은 건 조규성의 태도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묵묵했다.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동료들이 그를 끌어안는 모습, 벤치에서 환하게 미소 짓는 장면은 그의 복귀가 팀 전체에 준 의미를 그대로 보여줬다. 598일 동안 무너지고, 흔들리고, 의심받았던 선수가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골을 넣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조규성은 여전히 한국 대표팀의 중요한 카드다. 제공권, 포스트플레이, 침투, 연계—그의 장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고통스러운 재활을 버텨낸 뒤 더 단단해진 인상을 준다. 볼리비아전은 그의 부활의 시작점일 뿐이고, 대표팀은 이제 조규성이 완전히 돌아왔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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