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 라포르타 회장은 14일(한국시간) 하비 토레스의 신간 출간 행사에서 “메시는 항상 바르셀로나와 연결된 존재다. 우리는 언제든 그에게 문을 열어두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바르셀로나로부터 최고의 예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요한 크루이프, 라슬로 쿠발라처럼 스포티파이 캄 노우에 동상이 세워져야 하는 선수다. 이미 회의에서 논의를 마쳤고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의 가족 동의만 남았다”고 말했다. 전설을 전설로 만드는 상징물, 바르셀로나가 메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대로 드러낸 발언이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타이밍이다. 이 발표는 메시가 최근 리모델링 중인 캄 노우를 깜짝 방문한 사진을 SNS에 올린 직후 나왔다. 메시가 “어젯밤, 내 영혼이 그리워하던 곳으로 돌아왔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곳,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 단지 선수로서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때 하지 못한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라도…”라는 글을 남기자, 전 세계 바르사 팬들이 술렁였다. 메시의 향수가 담긴 이 메시지는 한 페이지가 끝나지 않았다는 듯한 여운을 남겼고, 바르셀로나는 곧바로 공식적 움직임으로 답했다.


그럴 만한 자격은 메시가 이미 충분히 증명했다. 778경기 672골 305도움—단일 클럽 최다 득점, 최다 출전, 최다 도움. 라리가 10회 우승, 코파 델 레이 7회, UEFA 챔피언스리그 4회 등 무려 35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상 최강의 업적. 발롱도르 6회, 골든슈 6회까지 포함하면 ‘역사적인 선수’라는 표현조차 부족할 정도다. 펩 과르디올라 체제의 전성기를 이끈 것도, MSN 공격 라인이 유럽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르셀로나라는 브랜드 자체가 세계적 상징이 된 것도 결국 메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메시와의 이별은 아름답지 못했다. 재정난, 계약 문제,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떠남. 그 뒤로도 팬들은 늘 아쉬움을 품고 살아왔다. 그런데 메시가 캄 노우 사진을 올리고, 바르셀로나가 동상을 공식 발표했다는 건 분명한 신호다. “이 관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다.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선수로 돌아오든, 클럽 앰배서더가 되든, 혹은 단순히 레전드로 남든 상관없이 그의 자리를 마련해두고 있다. 동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메시가 바르셀로나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영원히 기록하는 장치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메시 시대의 마지막 문장을 스스로 쓰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한 번 희망을 열어두었다. 메시가 남긴 흔적은 여전히 생생하고, 캄 노우의 돌과 잔디와 공기 속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제 그 흔적이 동상으로 남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