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오른 LAFC vs 빈 좌석 토트넘’ 손흥민 효과의 잔혹한 대비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1.16 06: 48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토트넘이 UEFA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에서 빈 좌석 문제가 심각해 티켓 가격을 인하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대항전에서 티켓 가격을 낮춘다는 것은 평범한 선택이 아니다. 더구나 한 번도 아닌 두 번 연속, 수천 석이 비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케인에 이어 손흥민까지 떠나자 경기장의 에너지가 사라지고, 스타 파워가 약해져 관중 유입 자체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

손흥민의 존재감이 얼마나 컸는지는 지금 MLS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면 더 확실해진다. LAFC는 손흥민 영입 직후 홈 티켓 가격이 5배 폭등했고, 손흥민 유니폼은 메시·르브론 제임스를 제치고 전 세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프랜차이즈 스타 한 명이 구단 경제 구조 전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LAFC가 증명한 셈이며, 이는 동시에 토트넘이 10년 가까이 누려온 ‘손흥민 효과’를 되새기게 하는 장면이다.
토트넘의 한국·아시아 시장 수익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데일리 메일은 “매년 약 5000명 이상의 한국 팬들이 손흥민을 보기 위해 런던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프리시즌 한국 투어만 세 차례 치러진 것도 손흥민의 영향력 때문이었고, 유튜브 조회 수·SNS 참여도·머천다이징·방한 이벤트까지 아시아 시장 전체가 손흥민에 의해 움직였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이 토트넘에 가져다준 연간 수익을 4000만~6000만 파운드(약 750억~1120억 원)로 추정한다. 단일 선수로서는 가히 압도적인 수치다.
그러나 손흥민이 떠난 지 몇 달 만에 토트넘은 달라졌다. 비야레알전, 코펜하겐전에서 상단 좌석이 줄줄이 비었고, 컵대회에서는 EFL컵 4만2000명대라는 초라한 관중 수를 기록했다.
도르트문트전은 원래 A등급 경기였지만 B등급으로 하향 조정됐고, 시즌권 보유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도 내렸다. 사우스 스탠드 기준 77~94파운드였던 가격이 58~70파운드까지 내려간 사실은 토트넘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팬들은 줄고, 관심도 감소하고, 스타는 없고, 매출은 떨어지는 그림이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이 다시 한국을 찾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토트넘이 2026년 프리시즌 라인업에 손흥민과의 재회를 포함하고 있다”며 “LAFC와의 한국 맞대결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성사된다면 손흥민과 토트넘의 감성적인 재회, 그리고 한국 팬들의 폭발적 관심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경기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해당 주장은 손흥민·토트넘을 꾸준히 취재해온 존 웬햄의 ‘개인 의견’ 수준이기 때문이다.
웬햄도 “토트넘이 한국에서 LAFC와의 경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다려보면 알 것”이라고 했지만, 구단 차원의 공식 의사는 아니다.
다만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토트넘은 지금 매우 고민스럽다. 팀은 재건 중이고, 관중은 줄고, 스폰서는 영향력을 따지기 시작했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입지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손흥민이 남겼던 ‘장기적 브랜드 자산’이 얼마나 컸는지 뒤늦게 체감하는 듯한 흐름이다.
결국 한 가지는 분명하다. 손흥민의 이적은 단순한 전력 이탈이 아니었다. 구단의 경제·마케팅·세계적 입지까지 흔들어놓은 구조적 충격이었다. 그리고 토트넘은 그 공백을 아직도 메우지 못하고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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