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도 흔들리고, 비르츠도 흔들린다. 결국 기회는 ‘지갑을 닫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넘어가고 있다.
축구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 뉴스 라이브’는 15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는 비르츠가 리버풀 시스템에 끝내 적응하지 못할 경우, 이전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영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레알은 비르츠 영입을 위해 7500만 유로(약 1268억 원) 이상은 투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르츠는 2003년생으로, 이미 독일 축구 미래를 상징하는 핵심 자원으로 꼽혀왔다. 쾰른·레버쿠젠 유스를 거치며 성장한 뒤, 2019-20시즌 레버쿠젠 1군 데뷔와 동시에 단숨에 팀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10대 시절부터 38경기 8골 7도움을 올리며 폭발적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그 뒤로도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레버쿠젠에서의 5년 반 동안 비르츠는 197경기 57골 62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를 지배하는 시야, 압박을 무너뜨리는 볼 처리, 최종 패스를 만들어내는 창조성까지 갖춘 ‘완성형 10번’으로 평가받았다.
이런 잠재력에 리버풀은 결국 지갑을 열었다. 비르츠의 이적료는 무려 1억 1650만 파운드(약 2233억 원)으로 당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 기록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 현실의 간극은 너무 컸다.

비르츠는 리버풀에서 공식전 16경기 0골 3도움, PL에서는 공격 포인트 ‘제로’다. 여기에 리버풀은 최근 공식전 10경기에서 3승 7패, 팀·선수 모두 흔들리는 최악의 분위기다. 높은 이적료, 부진한 성적, 팀 부진까지 삼중 악재가 겹치며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레알은 오래전부터 비르츠를 주시해왔다. 하지만 리버풀이 그의 몸값을 2000억 원대로 끌어올리면서 관심을 접었던 상황. 그러나 최근 리버풀의 침체, 비르츠의 부진, 팀 내부의 압박이 겹치면서 레알은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스페인 매체 ‘데펜사 센트럴’은 13일 “레알은 호드리구를 처분할 계획이며, 이를 활용해 리버풀과 비르츠를 포함한 스왑딜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두 구단 모두 현재 협상 자체에는 열려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레알은 이미 음바페·주드 벨링엄을 중심으로 완전히 다른 공격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호드리구의 입지는 좁아졌고, 비르츠는 음바페·벨링엄 사이에서 또 다른 창조적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알의 관심은 단순한 루머가 아니다. 핵심은 하나다. 비르츠가 리버풀에서 반등하느냐, 실패하느냐. 지금까지의 흐름만 보면 레알이 생각한 ‘시장 가격 하락’ 조건은 차근차근 충족되고 있다. 리버풀 팬들의 반응도 급격히 싸늘해졌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는 순간들이 늘고 있다.
레알 입장에서는 조금만 더 기다리면 ‘가성비 영입’이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 리버풀 입장에서는 2200억을 투자한 자원을 지금 포기하기엔 타격이 너무 크다. 올겨울과 내년 여름, 비르츠의 거취는 다시 유럽 전역의 이적시장 판도를 흔들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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