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터? 체급만 올렸을 뿐, 경기 양상은 그대로였다. 이슬람 마카체프가 웰터급 데뷔전에서 현 챔피언을 압도하며 UFC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마카체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UFC 322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잭 델라 마달레나를 상대로 5라운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라이트급 챔피언이 월장 도전에서 단숨에 정상까지 오르며 UFC 역사상 11번째 더블 챔피언이 됐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타이틀 획득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마카체프는 이 경기로 UFC 최다 연승 타이(16연승)를 달성하며 앤더슨 실바 이후 누구도 넘지 못했던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빕의 후계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내내 마카체프는 한 수 위였다. 1라운드, 레그킥으로 간격을 조절한 뒤 곧바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첫 공방부터 흐름을 잡았다. 마달레나는 수차례 일어서려 했지만, 마카체프의 그라운드 컨트롤 앞에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2라운드부터는 타격에서도 격차가 드러났다. 헤드킥–어퍼컷 콤비네이션으로 마달레나를 흔들었고, 곧바로 또다시 테이크다운을 가져갔다. 마달레나는 그라운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썼지만, 흐름은 완전히 넘어간 뒤였다.
3라운드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근거리 교환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레슬링은 여전히 절대적 우위였다. 마달레나는 반격을 시도했지만 테이크다운 타이밍이 너무 정확했다.
4라운드는 사실상 경기 종료 사인에 가까웠다. 마카체프는 다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뒤 완벽하게 압박하며 마달레나의 체력을 고갈시켰다.
5라운드에서도 변수는 없었다. 초반 테이크다운과 함께 그대로 라운드를 통제했고, 결국 판정에서 이견 없는 승리를 거뒀다.

한편 마달레나는 무하마드를 꺾고 웰터급 정상에 올랐지만 첫 방어전에서 마카체프에게 완패를 당했다. 무패 행진도 동시에 멈췄고, 경기 내용까지 크게 밀리며 큰 타격을 입었다.
더블 챔피언, 16연승, 체급 상향 첫 경기에서의 완승. 마카체프는 이제 UFC 최강자 논쟁의 중심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여기에 마카체프의 천하 제패 플랜이 인상적이었다. 마카체프는 다음 타이틀전 대상으로 카마루 우스만을 불렀다. 우스만은 직전 타이틀전서 마달레나에 패하긴 했으나 역대 최고의 웰터 선수 중 한 명으로 불린다.
실제로 웰터가 격전지로 불리게 된 원인도 우스만의 노쇠화가 컸다. 그렇기에 마카체프의 우스만과 타이틀전 희망은 웰터급 지배를 위한 자신만의 선언으로 봐야한다.

다만 같은 대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카를로스 프라치스, 마이클 모랄레스 등 새로운 컨텐더들도 부상하며 UFC 타이틀 전선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헬터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했던 웰터를 데뷔전부터 장악한 마카체프. 과연 그가 우스만을 비롯한 유수 강자들을 파괴하며 자신의 시대를 선안할지 주모고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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