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25, 맨체스터 시티)이 마침내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노르웨이가 2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노르웨이는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타디움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8차전 원정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4-1로 제압했다.
이로써 노르웨이는 8전 전승을 질주하며 승점 24로 유럽 예선을 마무리했다. 그 덕분에 2위 이탈리아(승점 18)를 따돌리고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르게 됐다. 이탈리아와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게 결정적이었다.


반면 이탈리아는 이번에도 월드컵 본선 직행에 실패하면서 3연속 탈락 가능성이 생겼다. 유럽 예선은 각 조 2위에 오른 12개 국가와 조 3위 이하 국가 중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성적 상위 4개국이 4개 그룹으로 나뉘어 플레이오프 토너먼트를 치른다. 그중에서 4개 나라가 본선행 막차를 타게 된다.

이날 노르웨이는 전반 11분 프란체스코 피오 에스포지토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9골 차로 패하지만 않으면 조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만큼 급할 쪽은 오히려 이탈리아였다. 이탈리아는 전반 내내 피오 에스포지토를 중심으로 노르웨이 골문을 두드렸지만, 추가골을 얻지 못했다.
후반은 노르웨이의 시간이었다. 후반 18분 안토니오 누사가 동점골을 넣었고, 홀란이 순식간에 멀티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홀란은 후반 33분 멋진 발리슛으로 골망을 갈랐고, 1분 뒤 영리한 움직임과 간결한 슈팅으로 역습에 방점을 찍었다.
승기를 잡은 노르웨이. 노르웨이는 후반 추가시간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의 쐐기골까지 엮어 이탈리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28년 만의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홀란은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 이후 처음이다.

1등 공신은 역시 홀란이다. 그는 이번 유럽 예선 8경기에 모두 출전해 전 경기 득점했다. 그 결과 총 16골로 예선 최다 득점자에 오르며 '괴물 골잡이'의 면모를 자랑했다.
홀란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고국에서 지켜만 봐야 했다. 그는 2022년 7월 맨시티 이적 이후 맹활약을 펼쳤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막판에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며 노르웨이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이번엔 끝까지 노르웨이 공격을 책임지며 생애 첫 월드컵 진출을 현실로 만든 홀란. 노르웨이 기자 라스 시베르센은 "홀란처럼 완전한 슈퍼스타가 된 사람은 없었다. 그가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주장이 이미 제기된 것 같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영국 'BBC'는 "노르웨이 팬들은 한 세대 만에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서 대표팀을 응원하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노르웨이는 1938년, 1994년, 1998년 월드컵과 유로 2000에 참가했다. 홀란의 아버지 알프 잉에는 1994년 대회에서 뛰었다"라고 짚었다.
BBC에 따르면 홀란은 지난 7월 "노르웨이는 절대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할 거다. 만약 우리가 월드컵에 진출한다면 다른 강팀이 우승하는 거랑 같을 거다. 역대 최대 규모의 파티가 될 것"이라며 꿈을 드러냈다. 이제는 그 꿈을 이룬 홀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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