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감독 김연경'은 낭만이다"..제작진이 밝힌 시즌2→8구단 가능성[Oh!쎈 현장](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5.11.17 16: 42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향한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시즌2 가능성을 점쳤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는 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 종영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권락희, 최윤영, 이재우 PD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신인감독으로 돌아온 배구계의 전설 배구황제 김연경의 구단 창설 프로젝트다. 지난 9월 28일 첫 방송된 ‘신인감독 김연경’은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상승세를 그렸고, 최고 4.9%(닐슨코리아, 전국가구기준)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권락희 PD는 이같은 흥행 기록에 대해 "너무 행복하다. 매일 아침 시청률 보는 재미로 일어난다. 시청률이 잘 나와서 사실 진심으로는 어떤 마음이냐면 다행이라는 생각 많이 한다. 김연경 감독님이랑 이 프로젝트 처음 시작하기로 할때 맨 처음 가진 마음이 내가 이렇게 큰 사람이랑 일하는데 이 사람에 커리어에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부담이 컸다. 저를 믿고 같이 해주신거에 큰 책임감 있었다. 좋은 과정, 결과로 보답할수 있었다는게 가장 큰 다행인 것 중 하나였다. 시청자 분들께도 되게 좋은 콘텐츠를 드릴수 있었다는게 피디로서 너무 큰 행복"이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어 시즌2를 향한 기대를 언급하자 "열화와 같은 성원과 응원 해주셔서 저도 좋은 소식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연경 감독님 잘 설득하고 선수들, MBC 모든 분들 잘 설득해서 좋은 소식 들고 찾아뵐수 있도록 꼭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연경이 "MBC에게 속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진짜로 구단을 만드는 수준으로 밤낮없이 촬영을 하다 보니 속으셨다는 과격한 표현을 하셨다"며 "사실 생각보다 감독님이 다채로운 면을 갖고 있다. 무서운데 귀엽고, 허당미 있는데 철두철미하고 차가운데 따뜻한 사람이다 보니까. 저한테 겉으로 되게 많이 힘들다, 이거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하시면서도 결국엔 원더독스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지도자로서 김연경의 자질에 대한 느낀바도 전했다. 권락희 PD는 "현장에서도 놀랐지만 편집하며 더 놀랐다. 인쿠시 선수랑 둘이 얘기하는 장면이 많이 화제된걸로 알고 있다. 제작진은 그때 몰랐다. 저희가 모든 오디오를 들을수 없다. 더더욱 진짜를 담기 위해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 했기때문에 김연경 감독님이 저런 얘기 하고있었구나. 이분은 생각보다 더 감독으로 준비돼있는 사람이구나 느껴져서 놀랍고 재밌었다"며 "감독을 해도 잘하겠다는 확신도 있었다. 수많은 해외경험 했고, 도쿄올림픽 등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장면만 봐도 순간순간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장면이 보였는데 이런 부분에서 분석적이고 확실한 캐릭터가 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이미 준비된 감독으로 임해주셨다"고 찬사를 보냈다.
권락희 PD
또 시청률에 대한 김연경의 반응을 묻자 "연경 감독님은 방송 끝나면 월요일에 항상 전화온다. 일단은 한 2회, 3회까지는 너무 배구를 사랑하는 분이라 저희 프로그램에 나갔던 배구적인 오류 짚어주셨다. 심의하듯이 ‘이거 틀리게 나갔다’고 했다. 시청률 오르면서 '보고싶어서 전화했다'고 하실때 기분이 너무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다만 실내에서 진행되는 스포츠인 만큼 변수가 많아 촬영에 어려움도 많이 따랐을 터. 이재우 PD는 "사실 스포츠 예능이라는걸 저희 셋다 처음 해본다. 저희가 현장에서 보면 중계차가 쫙 해주는것도 이고 저희가 같이 일하는 카메라 감독님도 있고 체육관 안에서 오디오도 평소 촬영이랑 다르고 하다 보니 매 촬영마다 저희끼리 문제가 계속 있긴 했다. 그런걸 모두 다 잘 이해했다. 저희가 다 처음하는거고 결국 방송 하나를 찍는 것보다 김연경이라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감독으로 도전하고, 그 도전 안에 실패했던 선수들의 이야기를 쌓아간다는 거에 다같이 몰입해줘서 그런 문제가 사소하게 느껴질정도로 도와주셨다"라고 끈끈했던 호흡을 전했다.
특히 '신인감독 김연경'은 총 7번의 경기 중 4패를 할 시 팀을 해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출발했던 바. 처음 2연패를 했을때 심정을 묻자 최윤영 PD는 "2연패 때가 일본전이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제작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스포츠가 결과를 예측할수 없어서 저희도 김연경 감독님과 선수들 믿고 가는 부분이 클수밖에 없다. 한일전을 돌이켜 보면 저희가 이기고 있다가 역전해서 졌다. 그래서 사실 지켜 보면서도 저희도 멘붕이었다. 일본과 경기 끝내고 저희가 어떻게 해야되냐 대책회의를 밤새 일본 호텔 로비에서 했던 기억 난다"고 돌이켜 봤다.
권락희 PD도 "2연패를 한 순간 손발이 차가워졌다. 진짜 팀이 해체 할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보통 예능은 그 회차 잘 찍으면 '오늘 잘 찍었다. 잘 편집해서 내자' 인데 이건 결과에 따라서 다음에 어떤게 나올지, 경기 결과가 어떤 식으로 스토리에 풀릴지 저희 손아귀를 다 벗어난거다. 제작진이 실시간으로 공약 영향 받고 선수와 감독님은 무조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다음에 어떤 이야기가 풀릴지 손아귀를 벗어난 진짜구나. 그게 매력적이면서 치명적인 장치가 될수있구나 깨달았다. 일본전 졌을때 밤새 대책회의 했던 이유가 이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단 불안감도 있었고, 이 자체가 큰 재미가 되겠구나 라는 묘미를 느꼈다"고 밝혔다.
최윤영PD
이어 "그 후 3연승 했을때 정관장전 이기고 저희 스태프들이 다 징크스가 생겼다. 정관장전 가기 전까지 각자가 입는 속옷 색깔, 외투 색깔, ‘이길 것 같다’ 얘기 금지. 이런 징크스가 많이 생겼다. 정관장전때 조용히 있다가 마지막에 점수 났을때 일어나서 하이파이브 했던 생각이 난다"고 떠올렸다.
또한 '프로 배구팀 8구단 창단'이라는 폭표에 대해 권락희 PD는 "8구단을 목표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많이 헷갈려 하시더라. 이번 시즌 끝나면 창단하냐고 물으시는데, 이번 시즌은 8구단을 향한 첫 걸음 정도라 생각하면 감사할 것"이라며 "그 씨앗을 심는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방송 보고 원더독스에 영감 받는 구단주가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8구단을 창설하는 큰 첫걸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MBC가 구단주가 될 가능성은 없냐는 질문이 나왔고, 권락희 PD는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은 실질적으로 배구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길 너무 바라고 있고, 8구단이라는 최종목표를 이루면 꿈같다. 그걸 MBC가 시작하는 부분은 사장님께 조심스럽게 건의를 드려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협조해준 배구계의 수많은 분들이 계신다. 특히 실업계 감독님이 이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되길 원하신다. 각 실업팀이 열악한 환경에서 저희를 도와주셨다. 실업팀과 프로팀의 상생이 이루어져야한다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이 조금이라도 그 부분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게 제 바람"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나연 선수가 흥국생명과 계약소식을 전한 만큼 선수들을 프로팀에게 뺏기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묻자 권락희 PD는 "선수 뺏기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이 프로그램 자체가 프로팀을 목표로 하는데 이나연 선수 처음 만난 날 자기 목표는 트라이아웃까지라고, 원없이 해보고싶고 떨어져도 상관없다고 했다. 근데 트라이아웃 하고, 좋은 평가를 받아서 뽑혔다. 그리고 원더독스에서 뛰면서 갑자기 포항시체육회라는 실업팀에 가게 됐다. 이후 10월 전국체전에 뛰더니 흥국생명에 갔다더라. 너무 기분 좋았다. 이 프로그램 통해서 이나연 선수의 삶이 바뀐거다. 계획하지 않았는데 이런식으로 삶이 흘러간다는것에 대해 최근 만났을때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 했던 경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실업팀, 방출, 은퇴선수들이 프로팀으로 재기할수있는 좋은 발판이라 생각한다. 저희한테 너무 좋은 소식"이라고 기뻐했다.
이재우PD
그런가 하면 시청자 반응 중 뿌듯함을 느꼈던 반응을 묻자 권락희 PD는 "제작할 때 '공포의 외인구단'을 많이 봤는데 ‘공포의 외인구단 같다’는 댓글 달릴때 기분 좋았다. 편집 스타일 정할때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참고했다. 이 맛좀 살려보자 하고 피디들이 첫회 편집 전에 각자 시청하고 오기도 했다. 일부러 그렇게 촬영한것도 있고 컷 유심히 보면 공만 따라가는 컷이 있다. 카메라 감독님과 긴밀하게 상의해서 한컷한컷 소중한데 과감한 시도 해보자 해서 편집점을 그렇게 잡아봤는데 그런 디테일한 부분에서 시청자도 좋아하고 그걸 보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같다’고 할때 피디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재우 PD는 "예능이 담아내는 부분이 프로그램마다 다르다. 어떤 프로그램은 단순히 재밌는 프로그램도 있고 어떤 프로그램은 감동을 다룬다. 저희는 처음에 제가 락희 선배랑 얘기했을때 막연하게 낭만적인 프로그램이 됐으면 했다. 우리가 편집하거나 촬영할때 만화적 부분 떠올리는것도 시청자들이 봤을때 단순히 보여지는거에서 만족하는게 아니라 각자 도전한 경험, 실패했던 경험 떠올리며 각자 낭만적인 스토리와 연결됐으면 좋겠다 했는데 그렇게 돼가고있는것 같아서뿌듯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오는 23일 마지막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흥국생명과의 대결이 남은 만큼 시청자들의 많은 기대가 쏠리고 있는 가운데, 관전포인트를 묻자 이재우 PD는 "저희가 언더독 선수들이지 않냐. 제작 여건때문이기도 했지만 다른 경기들에서 선수들 응원하는 사람은 가족밖에 없었다. 이번 경기는 일반 관중을 많이 받아서 언더독 선수들이 응원 받으며 하는 경기라는것 자체가 저는 촬영 현장때 저만의 개인적인 감동 포인트였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직관 경기인 만큼 응원단 주도 하에 응원하는 법을 관중들과 공유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있었다. 선수들 입장에서 그런 응원법으로 응원하니 아예 모르던 사실이지 않냐. 그때 선수들의 놀란 표정과 뭔가 ‘내가 정말 이 원더독스라는 기회 통해 선수로서 도약할수 있는 무대다’라는 것에서 오는 설레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더라. 그걸 보면서 우리가 하나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끝날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선수의 삶을 바꿀수 있고, 누군가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올수있구나 라는걸 느꼈다. 물론 다른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100% 몰입했지만, 마지막 경기가 조금 더 몰입감이 훨씬 뛰어나고 선수들도 간절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자신했다.
권락희 PD는 "연경 감독님이 제일 만족한 경기이자 제일 화를 냈던 경기다. 경기 내용 측면에서 선수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훈련 내용 이해하고 합 맞춰서 잘 보여준 경기지 않을까. 동시에 연경 감독님이 엄청난 분도 표출했는데 그 부분이 재밌을거란 확신 있다"고 말했고, 최윤영 PD는 "김연경 감독님이 흥국생명에서 선수 생활 하며 세운 기록 많다. 그 기록을 상대팀 감독으로서 깨부숴야하는거니 직관적으로 재밌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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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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