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를 찾겠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한 KIA 타이거즈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예년보다 훨씬 훈련량이 많다. 우선 러닝 훈련량을 크게 끌어올렸다. 나이토 시게토 컨디셔닝 전문 코치를 영입해 러닝이 많다. 투수든 야수든 일단 많이 뛴다. 쳬력과 하체부상을 막기 위해 이범호 감독이 직접 주문했다. 수비훈련과 타격훈련도 크게 늘어났다. 선수들의 입에서 곡소리가 나온다.
19일 야수 훈련 스케줄을 보더라도 하루가 빡빡하다. 8시10분에 야구장으로 출발해 킨 구장 그라운드에서 9시부터 20분동안 전체 워밍업을 한다. 이후 70분동안 러닝에 돌입해 구장내부 3바퀴를 돌고 이것을 4세트나 소화한다. 15분 휴식을 취하고 10시45분 캐치볼과 난타(여러명이 동시에 타격)를 12시까지 실시한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메인구장, 서브구장, 실내훈련장을 나누어 배팅훈련과 수비훈련을 한다. 박민은 티배팅까지 진행했다. 오키나와는 해가 빨리진다. 이날은 잔뜩 흐린 날이어서 4시가 되자 하늘이 컴컴해졌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수북하게 쌓인 공들을 치우는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올해 1군 주전으로 도약한 오선우와 2군 내야수 박상준은 수비훈련을 하느라 만신창이가 됐다. 박기남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좌우로 빠지는 펑고훈련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특히 오선우는 1군 주전 1루수 후보다운 수비력을 키워야 하기에 훈련량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새카맣게 변해버린 유니폼과 힘겨워 보이는 얼굴에서 훈련의 강도를 느낄 수 있다.
내야수 김규성은 굵은 땀을 훔치며 "데뷔 이후 김기태 감독님때보다 더 뛰고 훈련량이 많다. 보름넘게 계속 뛰다보니 하체가 단단해주고 붐업이 되는 것 같다. 오늘도 힘들지만 해보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외야수 박정우도 "너무 빡세 죽을 것 같은데 계속 하니까 해볼만하다"며 열의를 불태웠다.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은 1군 백업과 백업을 목표로 삼는 젊은 선수들이다. 이 가운데 내년 1군에서 기용할 전력을 만들어야 한다. 백업층이 탄탄해야 1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2024 우승의 정점에 올랐으나 2025 8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주전들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2군 선수들로 한때 2위까지 올랐으나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혔고 다시 주저앉았다.

더군다나 FA 자격을 얻은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두산과 계약이 유력하다. 내야 핵심 전력을 잃었다. 상당한 전력누수가 찾아올 수 밖에 없다. 사령탑의 위치에서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더 강한 훈련을 시키는 이유이다.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얻은 김규성 박민 정현창 등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이 감독은 "번트도 대고 베팅도 수비도 많이 한다. 타격은 한 명당 10분씩 치며 3시간 정도 넘게 친다. 계속 돌아가면서 다 친다. 티배팅 2개, 롱티배팅, 번트, 베팅을 한다. 오전에는 많이 뛴다. 수비훈련도 두 세 번씩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아마 힘들 것이다. 그래도 선수들이 힘들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한다. '형들은 한국에서 놀고 있다. 시즌 많이 뛰어서 쉬는 거다. 내년 많이 뛰어 마캠에서 안보인다는 생각으로 뛰라'고 동기부여를 한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