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맘때 쯤이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수감 중인 가수 김호중이 죗값을 모두 치르고 나온다.
김호중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도로에서 차를 몰다 택시를 들이받은 뒤 도주하고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김호중은 사고 발생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했지만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술을 더 마시는 ‘술타기’ 의혹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은 김호중은 항소를 진행했고, 2심에서 “이 죄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거란 걸 안다. 이번 사건을 기폭제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항소가 기각됐고, 상고를 포기하면서 2년 6개월의 실형이 유지됐다.

수감 중인 김호중의 근황은 면회를 다녀온 이들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먼저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이어오던 김호중은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소망교도소로 입소했다. 김호중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이감이 성사됐다는 전언이다.
소망교도소는 기독교 재단법인 아가페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 민영 교도소다.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수형자 교화 활동을 진행하며, 전과 2범 이하·징역 7년 이하 형의 남성 수형자 중 마약·조폭 사범 등을 제외한 일부를 법무부에서 선별해 수용한다. 김호중은 원래 기독교 신자였으며, 주변 관계자들이 여러 사정을 고려해 소망교도소 입소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감 과정에서 김호중은 교도관으로부터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법무부와 교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지방교정청은 경기 여주시 소망교도소 소속 교도관 A씨가 김호중에게 “소망교도소 입소를 도와줬으니 3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정황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김호중에게 실제 금전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응하지 않을 경우 수감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내부 직원과 면담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털어 놓았고, 조사 절차가 시작됐다. 현재 법무부는 관련 신고를 접수해 A씨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수감 중 겪은 마음 고생은 얼굴에 드러났다. 한 매체가 공개한 지난 10월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를 방문해 봉사한 미국 한인 장로 성가대원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한 성가대원은 “지난달 소망교도소에서 복음 성가 활동을 했는데 앞에서 두, 세 번째 줄에 앉은 김호중 씨를 본 기억이 난다”며 “꽤 건강한 모습이었지만 왠지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뭔가 근심 걱정이 많아 보였는데 막연히 힘든 격리 생활 때문으로 여겼다. 중간중간 나지막이 찬양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착잡하면서 뭉클했다”고 전했다.
이 시기가 공교롭게도 김호중이 교도관의 금전 요구를 거절할 경우 향후 수감 생활의 불이익을 염려해 심적 압박감을 느낄 때로 추정되는 만큼 김호중의 어두운 얼굴도 이해가 된다는 반응이다.
김호중은 수감 생활을 마치고 다시 무대에서 노래를 할 예정이다.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공개한 김호중의 자필 편지에는 “무대에 서야 하는 이유, 노래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깨달았다. 갇혀있는 몸이지만 겸손하게 매일 반성하며 시간을 채워가겠다”고 전했다.
김호중은 오는 2026년 11월 출소 예정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