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문성의 변화무쌍한 연기 행보가 눈부시다.
올 하반기 신문성은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를 시작으로 장르 불문 다방면에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고 있다. 뉴트로 멜로로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 재필(허남준 분)이 다니는 복싱장 관장 역을 맡은 신문성은 배우 허남준과 사제지간으로 유쾌한 케미를 선사해 흐뭇한 웃음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는 김영란(전여빈 분)의 의붓아버지 김교봉 역으로 분해 등장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늘한 긴장감을, 영화 ‘퍼스트 라이드’는 ‘잘생긴 놈’ 연민(차은우 분)의 아버지로 푸근한 인상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일 베일을 벗은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에서는 박대호 경위 역을 맡아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대호는 백아진(김유정 분)의 아버지 백선규(배수빈 분) 살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병실을 찾아 아진을 안타까워하며 가정폭력에 분노했다. 그것도 잠시, 이내 본색을 드러낸 대호는 뇌물을 받고 앞서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아진의 아르바이트 가게 사장 최정호(김지훈 분)를 수사선상에서 제외했다. 이어 아진이 범인이라며 돌연 태도를 바꿨고, 사건의 이슈화를 위해 기자에게 정보를 흘리는 등 비리 경찰의 민낯을 드러냈다.

이후 체포된 아진과 취조실에서 마주한 대호는 팽팽한 신경전으로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모든 것이 형사님의 의심일 뿐이라는 아진에게 “백아진 씨가 여태 한 진술이 다 안 맞는데. 이걸 의심이라 할 수 있나?”라며 맞받아친 대호는 여유롭게 압박을 이어갔다. 이후 아진의 제보로 뇌물 혐의 감찰 조사를 받게 된 그는 미꾸라지 같은 기지를 발휘해 빠져나왔다. 다시 아진과 취조실에서 대면한 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진을 범인으로 만들겠다는 집념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뇌물 수수 혐의로 징계를 받자, 그는 톱스타가 된 아진의 뒤를 쫓고 협박 전화를 거는 등 복수의 의지를 보이며 극의 긴박함을 한층 배가시켰다.

이처럼 묵직한 존재감으로 몰입도를 높인 신문성은 노련한 내공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연기 변신을 이어가고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유려하게 오가며 ‘믿고 보는 배우’로서 자리매김한 신문성. 캐릭터의 결을 치밀하게 완성해 매 작품 깊은 인상을 남긴 그가 또 어떤 차기작으로 대중들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신문성이 출연 중인 ‘친애하는 X’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티빙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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