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카스트로프(22,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마침내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가 국내 팬들 앞에서 선발 출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1월 A매치 두 번째 친선경기에서 '아프리카 강호' 가나와 맞붙는다.
2025년의 끝을 장식할 경기다. 내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은 가나전 결과와 상관없이 사실상 월드컵 포트 2가 확정된 상태다.


이제 처음으로 A매치 2연전을 연승으로 장식하려 하는 홍명보호다. 한국은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선 볼리비아를 상대로 전반에 고전했지만, 후반전 손흥민(LAFC)의 환상적인 프리킥 선제골과 조규성(미트윌란)의 복귀포로 2-0 승리를 거뒀다.
여기서 가나까지 꺾는다면 A매치 3연승을 달리게 된다. 한국은 지난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에 0-5로 대패했지만, 직후 파라과이를 2-0으로 잡아내며 충격을 씻어냈다. 여기에 볼리비아와 가나까지 차례로 물리친다면 좋은 흐름으로 '월드컵의 해'를 맞이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오현규와 손흥민, 권혁규, 카스트로프, 이강인, 박진섭, 설영우, 조유민, 이태석, 김민재, 송범근이 선발로 나선다. 벤치에는 김승규, 조현우, 이명재, 이한범, 김문환, 김태현, 배준호, 원두재, 서민우, 이재성, 황희찬, 엄지성, 김진규, 양민혁, 조규성이 앉는다.
볼리비아전과 비교해 선발 8명이 바뀐 가운데 다시 한번 스리백 전술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볼리비아와 경기에선 오랜만에 포백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시 센터백 3명을 꺼내 든 모습이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카스트로프의 이름이다. 그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권혁규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한국 중원을 지키게 됐다. 3-4-3 포메이션에서 공수의 연결고리를 맡으며 밸런스 조절에 힘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던 카스트로프에겐 귀중한 기회다. 독일과 한국 혼혈 미드필더인 그는 지난 9월 독일 축구협회(DFB)를 대신해 대한축구협회(KFA)를 택하며 홍명보호에 합류했지만, 생각보다 역할이 제한되고 있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18/202511181901779317_691c47ed6122c.jpg)

카스트로프는 지난 9월 미국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A매치에 데뷔했고, 멕시코를 상대로는 선발 출전해 45분을 뛰기도 했다. 완전한 태극전사가 된 것. 외국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가 A대표팀에 승선한 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다.
많은 주목을 받으며 홍명보호에 입성한 카스트로프지만, 멕시코전 이후로는 쭉 벤치 신세였다. 10월 A매치 브라질전에선 교체 출전으로 45분을 소화했고, 파라과이전에선 1분도 뛰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도 처음엔 카스트로프를 두고 대표팀에 없는 '파이터 유형'이라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카스트로프는 볼리비아와 경기에서도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대신 김진규와 원두재가 선발 출전하며 중원 조합을 꾸렸다. 카스트로프는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40분 투입돼 약 5분간 피치를 누빈 게 전부였다.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웠다. 박용우에 이어 황인범과 백승호까지 부상 낙마했음에도 카스트로프에게 먼저 기회가 오지 않은 것.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갔지만, 결국엔 카스트로프가 경기장 위에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단순히 다재다능한 선수가 아니라 자신만의 확실한 강점을 지닌 선수라는 점을 보여줘야만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에 가까워질 수 있다. 핵심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나의 중원을 상대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카스트로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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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