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수들이 서로 싸우는 건 싫지 않다." 에버튼을 이끌고 올드 트래포드 원정 승리를 거둔 데이비드 모예스(62) 감독은 이드리사 게예(36)의 황당한 퇴장 장면을 이렇게 정리했다.
에버튼은 2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었다. 이 승리로 승점 18점을 만들며 리그 11위로 도약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 10분 콜먼이 몸 이상으로 교체됐고, 4분 뒤에는 팀 내부 충돌이라는 보기 드문 상황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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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사 게예가 맨유의 슈팅을 허용한 직후 수비 혼선 뒤 동료 마이클 킨과 언쟁을 벌이다가 뺨을 때렸고, 이를 본 주심이 즉시 퇴장을 명령했다. 에버튼은 전반 15분도 되기 전에 수적 열세에 놓였다.
흔들린 쪽은 오히려 맨유였다. 에버튼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9분 키어런 듀스버리홀이 왼쪽에서 공을 잡아 수비를 제치고 감아 찬 슈팅을 골문 상단에 꽂았다. 단 한 번의 결정적 순간을 완벽히 살린 선제골이었다.
남은 시간은 사실상 '버티기'였다. 에버튼은 10명이면서도 라인을 촘촘히 유지했고, 골키퍼 픽포드는 경기 내내 상대 공격을 거듭 걷어내며 팀을 지켰다. 조슈아 지르크지의 연속 헤더,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마테이스 더 리흐트의 종료 직전 결정적 논스톱 기회까지 모두 조던 픽포드의 손끝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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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적 열세, 부상, 내부 충돌까지 겹친 최악의 흐름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에버튼은 13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승리를 따내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경기 직후 모예스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게예의 퇴장 상황을 두고 "만약 아무 일도 없었다면, 아무도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심판의 빠른 결정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주변에서 그러더라. 규정상 자기 팀 동료를 때리면 문제가 된다더라. 물론 이해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선수들이 '서로 싸우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수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그걸 팀 안에서 바로잡으려는 태도도 필요하다. 우리가 이런 결과를 원한다면, 그 정도의 강인함과 투쟁심은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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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퇴장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 모예스는 "퇴장 상황은 실망스럽다. 우리 모두 선수였던 시절이 있다. 때로는 팀 동료에게 화가 난다. 게예도 이미 팀에 사과했고, 오늘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10명이 버틴 끝에 승리를 지켜낸 에버튼은 기세를 끌어올렸고, 반대로 맨유는 패배와 함께 10위로 내려앉았다. 홈에서 기회를 놓친 루벤 아모림의 맨유는 일요일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을 떠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