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23, 삼성생명)은 시즌 10승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가 2025년 마지막 대회인 HSBC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5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을 위해 다시 뛴다.
안세영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2025 월드투어 호주오픈(슈퍼 500)에서 우승한 뒤 열 손가락을 펼친 사진을 게시하며 우승 소감을 적었다.
올 시즌 10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정말 놀라운 시즌이 되어가고 있다! 한 해에 10개의 타이틀을 획득하는 꿈만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저를 이번 연도 내내 응원해주신 제 팀, 가족 그리고 팬 여러분들 덕분이었다. 여러분의 지지가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라며 하트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끝으로 안세영은 "하지만 이번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BWFWorldTourFinals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11번째 우승을 향한 각오를 내비쳤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5 BWF 월드투어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 7위)를 2-0(21-16 21-14)으로 꺾고 우승했다.
깔끔한 승리였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와르다니와 동점에 동점을 만드는 접전을 펼쳤다. 10-8로 앞서 나가다가 4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뒤처지기도 했지만, 금방 중심을 되찾았다. 그는 15-16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앞세워 연달아 6점을 따내며 순식간에 첫 게임을 따냈다.
2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초반에 흐름을 내주기도 했지만, 6-9에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9-10에서 다시 5점을 잇달아 쓸어담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기세를 탄 안세영은 점프 스매시로 매치 포인트를 획득하며 정상에 올랐다.
여자 단식 최초의 단일 시즌 10회 우승이란 대기록을 달성한 안세영은 크게 포효했다. 10관왕을 기념하는 특별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그는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한 뒤 손가락 10개를 접었다가 차례로 폈다. 그리고는 너무 쉽다는 듯 양 손을 펼치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32강부터 결승까지 상대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모두 2-0 완승을 거두며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첫 경기에서 29분 만에 셔나 리(뉴질랜드·145위)를 2-0(21-6, 21-6)으로 가볍게 눌렀고, 16강에선 33분 만에 둥추퉁(대만·59위)을 게임 스코어 2-0(21-7, 21-5)으로 제압했다.
8강과 4강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8강전에서 스이즈 마나미(일본·세계 58위)를 게임 스코어 2-0(21-10, 21-8)로 꺾었고, 준결승전 역시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세계 8위)을 상대로 2-0(21-8, 21-6)으로 가볍게 승리했다. 그리고 결승까지 2-0 승리로 마무리하며 '퍼펙트 우승'을 완성했다.
32강부터 준결승까지 딱 한 번 밖에 두 자릿수 득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 결승 전까지는 8강에서 일본의 스이즈 마나미를 게임스코어 2-0(21-10 21-8)으로 꺾으면서 한 게임에서 10점을 내준 게 최다 실점이었다. 그나마 와르다니는 도합 30점을 따내면서 결승 상대답게 분전한 편이다.


이미 2025년에만 1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안세영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했고, 호주 오픈 우승까지 추가했다. 2023년 스스로 작성했던 시즌 9관왕 기록을 넘어 여자 단식 기준 최초의 단일 시즌 10관왕 업적을 달성한 것.
이제 안세영의 시선은 월드투어 파이널로 향한다. 이는 올해 국제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8명(팀)이 격돌하는 대회로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모이는 왕중왕전이라고 볼 수 있다. 조별리그 3경기를 펼친 뒤 각 조 2위 안에 들면 준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된다.
만약 안세영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월드투어 파이널 정상에 오른다면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2019년에 작성한 남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회)까지 따라잡게 된다. 최대 라이벌인 천위페이(중국)도 같은 국적의 한웨와 왕즈이에게 밀려 출전이 불발된 만큼 많은 팬들이 안세영의 역대 두 번째 챔피언 등극을 점치고 있다.
안세영은 이미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그는 호주 오픈을 마치고 돌아온 뒤 하루만 휴식하고 공식 훈련을 시작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6일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2025년 시즌 10승 퀸세영. 마지막 월투파를 향해"라며 안세영의 강력한 스매시 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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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주 오픈, BWF, 대한배드민턴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