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침묵' 이란, 돌연 국가제창에 거수경례?...BBC "무조건 외압이다 논란"→관중석엔 '트럼프 현수막' 등장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3.07 00: 03

침묵을 택했던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이 갑자기 국가를 제창했다. 이를 두고 '외압 논란'이 빚어졌다.
영국 'BBC'는 5일(한국시간) 이란 선수들이 개최국 호주와 아시안컵 경기를 앞두고 국가를 부르며 거수 경례를 했다. 이는 월요일 열린 첫 경기에서 침묵을 지켰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라고 보도했다.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은 같은 날 호주 골드코스트 시버스 슈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개최국 호주에 0-4로 완패했다. 1차전서도 한국에 0-3으로 졌던 이란은 2패로 탈락이 유력해졌다. 필리핀과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됐다.

킥오프 직전 이란 선수들의 행동이 화제를 모았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란 선수들은 국가가 연주되자 비장하게 국가를 부르며 거수 경례를 했다.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지 않았던 했던 한국전과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BBC는 "한국과 1라운드 패배 전, 이란 선수들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당시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 공습을 가한 뒤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는 더 큰 배경이 있었다. 이번엔 왜 서로 다른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라고 주목했다.
현재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이란 프로 리그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게다가 이란이 인접 걸프국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 중이라 전쟁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와중에 아시안컵 일정을 치르고 있는 이란 대표팀. 한국과 경기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했던 것도 자국의 독재 정권과 이로 불거진 전쟁의 화마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란 공격수 사라 디다르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 모두는 이란 사태를 보면서 현재 가족들과 친척들이 잘 있는지 걱정하고 슬퍼하고 있다. 우리는 이란 국민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다"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감정이 북받친 그는 결국 인터뷰 도중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호주전에선 180도 다른 행동을 보여준 디다르와 이란 선수들. 이를 두고 외부 압력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호주에 거주하는 '이란 국제방송 '특파원 알리레자 모헤비는 'ABC 뉴스'를 통해 선수들이 국가를 부르도록 지시받았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공화국 정권과 호주에서 선수들과 함께 있는 보안팀이 선수들에게 국가를 부르고 군식 경례를 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란 대표팀이 이번 대회를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지난주 토요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훨씬 이전에 호주에 도착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이란은 인터넷이 차단되면서 선수들과 스태프가 가족이나 지인들과 연락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마르지예 자파리 이란 감독은 "우리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 나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그들과 완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 프로 선수로서 축구를 하러 왔다. 앞으로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슬퍼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온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이란인들은 경기장에서 팀을 응원하면서도 조국에 대한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경기 전에는 골드코스트 경기장 밖에 모여 이스라엘 국기, 호주 국기, 그리고 이란 혁명 이전의 이란 국기를 흔들어 눈길을 끌었고, 관중석에서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야유와 함께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현수막, 옛 이란 국기를 들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로지컬 인디언 소셜 미디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