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중원의 핵심' 황인범(30, 페예노르트)이 발목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7달 만의 대표팀 복귀전이었지만, 여전히 번뜩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25위)은 31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브리검영대(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FIFA 랭킹 102위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역대 두 번째 맞대결이자 첫 승리다.
북중미 월드컵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는 '고지대 적응'에 초점을 맞춘 경기였다. 홍명보호는 조별리그에서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차례로 상대하는데 1, 2차전을 해발 1500m가 넘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치른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에서 트리니다토바고, 엘살바도르(6월 4일)를 상대로 최종 모의고사를 소화한다.

물론 상대가 약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되겠지만, 반가운 골 폭죽이 터졌다. 한국은 손흥민과 조규성(미트윌란)이 나란히 2골씩 책임졌고, 황희찬(울버햄튼)도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봤다. 그 덕분에 지난 3월 유럽 원정 2연전 패배를 털어내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황인범도 성공적으로 복귀를 마쳤다. 그는 한국이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17분 교체로 잔디를 밟았다.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전 이후 약 7개월 만의 A매치 복귀전이었다.
그간 황인범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꾸준히 뛰지 못했다. 특히 그는 지난 3월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르던 도중 상대 수비에 오른쪽 발목을 밟혀 쓰러졌다. 검사 결과는 발목 인대 손상. 처음에는 시즌 막판 복귀가 예상됐지만,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자연스레 홍명보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황인범이 월드컵 개막에 맞춰서 돌아올 수 있을지 불투명했기 때문. 그는 꾸준히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대표팀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기에 실전 공백을 딛고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게 중요했다.
다행히 황인범은 돌아오자마자 클래스를 증명했다. 그는 상대 압박 사이에서 틈을 찾아 치고 나갔고, 정확한 전진 패스로 공격 템포를 끌어 올렸다. 우려와 달리 가벼운 몸놀림이었다.

황인범은 득점 장면에서 기점 역할도 해냈다. 그는 후반 21분 김민재가 끊어낸 공을 절묘한 원터치 터닝 패스로 돌려놓으며 이동경 앞에 펼쳐진 넓은 공간으로 패스를 뿌렸다. 이동경이 그대로 정확한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배달했고, 이를 조규성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3-0을 만들었다.
황인범은 이후로도 경기 조율을 맡으며 중원을 지휘했다. 홍명보호의 경기력은 그가 투입되기 전후로 차이가 분명했다. 출전 시간은 약 30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았지만, 황인범이 한국 축구에서 대체 불가 자원임을 다시 증명하는 활약이었다.
이제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시간은 2주도 되지 않는. 홍명보호는 6월 12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한 뒤 19일 멕시코, 25일 남아공과 맞붙는다. 앞으로 황인범이 얼마나 컨디션을 더 회복하느냐에 따라 한국 축구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오는 4일 열리는 엘살바도르전 황인범의 발끝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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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