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피할 곳도 없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뒷문을 지키는 '문학 차은우' 조병현이 포수 조형우의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며 2사 만루 위기를 극복했다.
조병현은 지난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출발은 깔끔했다. 첫 타자 김도환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데 이어 양우현을 2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하지만 경기 종료까지는 쉽지 않았다. 2사 후 김지찬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한 조병현은 김헌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주자를 1, 2루에 내보냈다. 이어 구자욱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 박계범과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경기를 끝냈다. SSG는 삼성을 5-3으로 꺾고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조병현은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드러냈다.
그는 "오늘은 제 스스로 위기를 만든 경기였다. 투구 내용에는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이닝을 막아내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된 점이 더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를 때부터 마음가짐은 분명했다. 조병현은 "2점 차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승부하자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앞선 두 타자와는 좋은 승부를 했는데 이후 볼넷을 내준 부분은 아쉽다"고 돌아봤다.
위기의 순간에는 포수 조형우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조병현은 "형우가 마운드에 올라와 '더 이상 피할 곳도 없으니 무조건 승부해서 막자'고 이야기해줬다"면서 "그 이후 바깥쪽 승부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시리즈에서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SSG 마운드는 이날 완벽한 계투 작전으로 승리를 합작했다. 선발 타케다 쇼타가 4⅓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이로운이 승리 투수가 됐고, 문승원-노경은-김민-조병현이 차례로 등판해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숭용 감독도 경기 후 투수진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숭용 감독은 "선발 타케다가 최소 실점으로 버텨주며 경기를 잘 이끌어줬고, 이어 나온 모든 불펜 투수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리드를 잘 지켜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편 SSG는 13일 삼성과의 경기 선발로 외국인 투수 앤서니 베니지아노를 예고했다. 삼성은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앞세워 설욕에 나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