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4번타자 문보경이 경기를 들었다 놨다 했다. 어이없는 견제사로 대역적이 될 뻔 했으나, 짜릿한 역전 결승 홈런으로 영웅이 됐다.
문보경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4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4회 2사 후에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LG는 0-2로 뒤진 6회말 1사 후 박해민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오스틴이 우전 안타를 때려 1,3루 찬스로 연결했다. 문보경이 곽빈의 초구 커터(150km)를 공략해 좌선상 2루타를 때려 1점을 추격했다.

최근 10타수 무안타 침묵을 깨는 2루타였다. 1-2로 추격하고, 1사 2루와 3루 역전 찬스가 됐다. 그런데 순간의 방심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은 선발 곽빈을 내리고, 이용찬이 구원투수로 올라왔다. 송찬의 타석에서 2루주자 문보경의 리드 폭이 길었고, 투수 견제구에 태그 아웃됐다. 송찬의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동점에 실패하고 공격이 끝났다.
경기 후 문보경은 취재진 인터뷰에서 “진짜 큰일날 뻔 했다”고 먼저 말했다. 6회 견제사 상황에 대해 “2루수가 움직이는 걸 봤다. 그 전 공에 비해서 왜 베이스에 가까이 와 있지 생각했다. 우타자 상대로 포크볼을 던져서 타자가 당겨친다 생각해서 이쪽으로 옮겼나 생각하자마자, 견제구가 날아오더라”고 설명했다.
어떻게든 태그를 피하려고 스위밍 슬라이딩을 했는데도 태그 아웃. 문보경은 “아웃되고 나서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했는데. 아,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아찔한 순간을 되돌아봤다.

문보경은 “타순 계산했을 때 8회쯤에 이제 뭔가 또 저한테 걸릴 것 같더라. 꼭 그런 상황이 일어나면 걸리잖아요. 찬스가 오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LG는 1-2로 뒤진 8회말 두산 불펜 김택연을 상대했다. 선두타자로 대타 천성호가 좌전 안타를 때렸다. 희생번트로 1사 2루. 오스틴이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문보경이 1볼-1스트라이크에서 김택연의 3구째 낮은 직구(150km)를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4-2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경기 후 문보경은 홈런 상황에 대해 “워낙 직구가 좋은 투수여서 직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투수가 공을) 놓자마자 돌렸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홈런을 치자마자 만세를 부르며 기쁨을 표출했다. 문보경은 “약간 안도의 만세였던 것 같다”고 웃었다.

문보경은 견제사 이후 더그아웃에 돌아올 때를 떠올리며 “빨리 도망가고 싶었다. 동료들이 모두 ‘괜찮다. 누가 왔어도 그 상황이었으면 아웃됐을 거다’고 얘기를 해줬다. 그렇게 얘기를 해도 너무 미안하더라.
상대가 어려운 위기 상황이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찬스였고, 흐름을 끊게 돼서 또 찬의 형한테도 미안했다. 타자가 1아웃 때 치는 것과 2아웃 때 치는 느낌도 다르기 때문에 좀 많이 미안했다”고 말했다.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 4-2 승리를 이끌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끌려가는 상황에서 문보경이 추격의 흐름을 만드는 타점과 함께 역전 3점 홈런을 쳐주며 팀의 중심역할을 톡톡히 해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문보경이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타격 페이스가 더욱 올라와 주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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