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운명의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캡틴' 손흥민(34, LAFC)을 제외한 선택에 대해 입을 열었다. 멕시코 현지에서 진행한 사퇴문 낭독 이후 처음으로 응한 인터뷰였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은 현재 진행 중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했다. 조별리그 1승 2패를 기록하며 A조 3위에 그친 끝에 32강 무대조차 밟지 못하고 짐을 싸야 했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체코와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다음을 기대케했다. 하지만 이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에선 치명적인 실수 하나로 0-1 패배하며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 짓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기에 무난히 조 최약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꺾고 토너먼트로 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마지막 경기에서 FIFA 랭킹 60위 남아공을 상대로 최악의 졸전을 펼친 끝에 0-1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후 다른 조들의 결과도 도와주지 않으면서 한국은 조 3위 간 경쟁에서도 10위까지 밀려나며 탈락이 확정됐다.

48개국이 참가한 월드컵, 그것도 역대 최고 수준의 조편성에서 1승 2패로 탈락이라는 대참사를 맞이한 한국 축구. 특히 1992년생 손흥민과 이재성, 1990년생 김승규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기에 더 뼈아픈 실패였다. 1996년생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도 4년 뒤를 기약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결국 홍 전 감독은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준비해 온 입장문을 약 100초간 낭독하며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당시 홍 전 감독은 "책임은 감독인 제게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건 아니다"라며 질의응답 없이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홍 전 감독은 지난달 30일 오전 4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온라인에 살해 협박글까지 올라오면서 160여 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고, 분노한 팬들의 호통이 쏟아졌다. 별안간 개껌이 날아들기도 했다.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홍 전 감독은 2일 '채널 A'와 진행한 짧은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택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만나 약 4분간의 대화를 나눴다.

홍 전 감독은 조금 억울한 부분도 있지 않냐는 말에 "억울한 건 별로 없다. 억울한 거 없고, 제가 감독이기기 때문에 그냥 제가 책임을 지는 게 맞다"라며 "물론 이런 준비 과정에 대해서 이제 결과가 나오지 못한 거에 대해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런 건 없다. 일단 제가 감독이기 때문에 책임을 지는 거니까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대본을 준비해 읽었던 사퇴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홍 전 감독은 질문을 받지 않았다는 말에 "제가 밤새도록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써온 것"이라며 "그것도 거기 계신 분들이 다 이해를 해줬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다. 국민들이 저한테 뭐 궁금한 게 있겠는가. 그냥 경기가 잘못됐기 때문에 그런 건 제가 멕시코전 끝나고 다 얘기했다"고 말했다.
남아공전에서 손흥민을 벤치에 앉히는 등 팬들 사이에서 지적되는 용병술도 언급됐다. 홍 전 감독은 "일단 선수를 내보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서 당연히 감독이 책임지는 게 맞는 것"이라면서도 "근데 그게 처음부터 잘됐다. 잘못됐다고는 어느 누구도 얘기 못한다.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를 들면 우리 오현규가 그렇게 될 줄 몰랐다.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가 들어가서 결승골을 넣을 건 몰랐지 않나. 그다음에 손흥민을 빼고 했지만, 그때는 또 안 됐다"라고 설명했다.

결국엔 원하는 축구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홍 전 감독은 "축구에서 이런 상황들이, 감독이 힘든 게 뭐냐면 경기장 안에다 구현을 시켜야 된다. 그게 잘 되면 좋은 감독이지만은 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좋지 않은 거다. 그런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조별리그 내내 선수 기용 변화 폭이 적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건 뭐 여러 가지 시각이니까"라고 짧게 답한 뒤 "고맙습니다"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홍 전 감독은 귀국 이틀 만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했다. 'MBC'에 따르면 그는 2일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항 출국장에 나타났고, 추후 입장을 밝힐 생각이 있냐는 물음에 "제가 할 이야기는 있는데 언젠가는 다 이야기가 잘 나올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선수단 내분설에 대해선 재차 부인했다. 홍 전 감독은 "선수들 전체적으로 내분은 없었다. 그때도 말씀드렸지만 전체적인 내분은 없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독일 혼혈 국가대표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가 규율을 어겨 조별리그 1, 2차전에 뛰지 못했다는 추측에 대해서도 "그런 건 없다. 전혀 없다"라며 손사래를 친 뒤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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