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은 웃었지만 뛰지 못했다.
PSG는 2026년에도 유럽 정상에 섰다. 아스널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4-3으로 이겼다. 이강인은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결승전 그라운드에는 서지 못했다. 벤치에서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지켜봤다.
이 장면이 여름 이적설의 중심에 다시 섰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26일(한국시간) 이강인이 PSG에서 큰 경기에 충분한 시간을 얻지 못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 0분이 선수에게 특히 아팠다고 전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그 틈을 보고 있다.

이강인은 PSG에서 성공한 선수다. 프랑스 리그 우승, 국내 컵대회, 챔피언스리그 메달까지 쌓았다. 한국 선수로는 보기 어려운 이력이다. 박지성 이후 유럽 최고 무대 우승 메달을 목에 건 또 다른 한국 선수다. 2026년에는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더했다.

하지만 선수의 시간은 트로피 개수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결승전 명단에 들고도 뛰지 못하는 밤은 다르다. 경기 전 몸을 풀고, 벤치에서 흐름을 바라보고, 승부차기까지 끝난 뒤에야 피치로 나가는 우승은 기쁨과 아쉬움이 겹친다. 이강인은 대표팀 합류 뒤에도 결승에 뛰지 못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PSG에서 그의 역할은 시즌 내내 흔들렸다. 여러 포지션을 맡았고, 리그와 컵에서는 쓰임새가 있었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 큰 경기에서는 선발 문이 좁았다. 2026년 결승뿐 아니라 토너먼트 후반부에서도 벤치 시간이 길었다. 우승팀의 스쿼드 안에 있다는 사실과 우승팀의 핵심이라는 말은 같지 않았다.
이강인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경기다. 대표팀에서도, 클럽에서도 그는 이제 중심에 가까운 책임을 요구받는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고, 손흥민 이후 대표팀 공격 질서는 더 빨리 바뀌어야 한다. 이강인이 클럽에서 매주 선발로 뛰고, 결정적 경기에서 공을 잡아야 한다는 요구는 더 커졌다.
아틀레티코는 이 지점을 파고든다. 시메오네 감독의 팀은 이강인에게 명확한 역할을 줄 수 있다. 오른쪽에서 안으로 접고 들어오는 왼발, 중앙에서 전방으로 찌르는 패스, 압박 뒤 전환의 첫 패스, 세트피스 킥까지 쓸 수 있다. PSG에서 ‘다재다능한 스쿼드 자원’이었던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에서는 더 높은 순번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아틀레티코도 쉬운 팀은 아니다. 시메오네 축구는 공 없이 뛰는 시간이 길다. 수비 전환이 늦으면 바로 벤치로 밀릴 수 있다. 2선 선수도 태클과 압박, 커버를 해야 한다. 이강인이 라리가로 돌아가더라도 화려한 왼발만으로는 자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대신 그 기준을 통과하면 PSG와 다른 종류의 중심 역할을 잡을 수 있다.
PSG도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다. 계약은 남아 있고, 가격표도 붙었다. 3500만 유로 안팎의 총액은 PSG가 이강인을 헐값에 넘길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아틀레티코가 선수 조건을 풀었더라도 구단 간 거래가 맞아야 한다. 우승팀 벤치에서 나온 선수라도 시장 가격은 낮지 않다.
이강인의 PSG 시간은 빛과 그림자가 함께 남았다. 한국 선수 최초급 기록과 우승 메달, 챔피언스리그 결승 0분, 줄어든 큰 경기 출전 시간, 아틀레티코의 손짓이 한 여름에 묶였다. 메달은 파리에 남을 수 있다. 다음 경기의 출발선은 마드리드에서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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