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축제인 월드컵이 한창인 가운데 축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불과 몇 주 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국의 새 역사를 함께 썼던 미드필더 제이든 애덤스(25)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장면들이 뒤늦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페인 '마르카'는 12일(한국시간) "제이든 애덤스의 마지막 월드컵 순간들은 향년 25세로 들려온 비보 이후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축하 세리머니 속에서 나타난 그의 평소와 다른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애덤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FIFA 랭킹 60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돌풍에 힘을 보탠 주역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조별리그 멕시코전과 체코전에서 선발 출전했고, 한국과 최종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팀의 1-0 승리를 지켜냈다.

그 덕분에 남아공은 한국을 꺾으며 A조 2위를 차지했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승리 직후 남아공 선수단은 라커룸에서 흥겨운 노래를 틀고, 다같이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후 32강에서 캐나다에 패하며 대회를 마치긴 했으나 박수받아 마땅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남아공의 월드컵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보가 전해졌다. FIFA는 같은 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IFA와 남아공은 미드필더 애덤스를 추모한다. 그는 마멜로디 선다운스 소속으로 뛰었으며, 남아공 대표팀에서 9경기에 출전했고, 그중 3경기는 2026 FIFA 월드컵에서 소화했다. 그는 향년 25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애덤스를 추모했다. 그는 "애덤스가 조국의 역사적인 FIFA 월드컵 여정을 함께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다"며 "FIFA와 전 세계 축구계 모두를 대신해 그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동료 선수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 모두에게 큰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다. 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애덤스가 몸담았던 마멜로디 선다운스 역시 그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마멜로디 선다운스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미드필더 애덤스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음을 깊은 슬픔 속에 확인한다"며 "유가족이 깊은 슬픔을 겪고 있는 만큼, 그들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선수협회(SAFPU)도 성명을 통해 추모했다. SAFPU는 "제이든 애덤스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깊은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 제이든은 얼마 전 월드컵에서 남아공을 대표하며 자부심과 용기, 그리고 뛰어난 헌신으로 국민의 희망을 짊어졌던 선수였다"며 "그의 삶과 인연을 맺었던 모든 분들께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애덤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남아공의 월드컵 경기 영상들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그중에서도 한국전 승리 직후 영상들이 주목받았다. 영상 속에서 애덤스는 교체 선수 벤치에 홀로 조용히 앉아 경기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라커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남아공 선수들은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뒤 서로를 껴안고 환호하며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 것을 기뻐했다. 그러나 애덤스는 라커룸에서 홀로 멍한 표정으로 앉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당시에는 이 장면들이 특별한 관심을 받지 않았다. 월드컵이라는 감정의 롤러코스터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순간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그의 사망 이후 많은 팬들은 이제 더 이상 그 영상을 예전처럼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마르카는 "일부 팬들은 애덤스가 평소보다 유난히 조용해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들은 축하 분위기와 달리 감정적으로 거리를 둔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뒤늦게 많은 이들은 당시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던 내면의 고통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애덤스의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게이턴 맥켄지 남아공 스포츠·예술·문화부 장관은 "깊은 충격과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제이든의 사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언론과 국민 여러분께서는 추측을 자제하고, 그의 가족과 마멜로디 선다운스가 이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사생활을 존중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아공 현지에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애덤스는 체코와 경기를 하루 앞두고 그의 할머니 마리안나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했다. 그럼에도 그는 슬픔을 안은 채 선발 출전했고, 약 2주 뒤 자택 욕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애덤스의 연인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마르카는 "애덤스의 죽음은 남아공 축구계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월드컵 당시의 영상들은 또 다른 이유로 계속 회자되고 있다. 그 영상들은 애덤스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또 왜 세상을 떠났는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라면서도 "그 순간들이 정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는지는 오직 애덤스만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끝으로 매체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에서 얻은 하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멀어 보인다고 해서 그 사람이 혼자 있고 싶어 한다고 단정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때로는 누군가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행동은 그 사람을 알아봐 주고, 곁에 앉아 '괜찮아?'라고 단 한마디를 건네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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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nk 스포츠, TSN, 비인 스포츠, 마멜로디 선다운스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