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4년 계약 더 줘도 됐는데..." 아쉬워하던 이천수, 또 작심 조언 "이름·나이로 꺾는 시대 끝났다, 색깔·시스템이 필요해"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7.15 07: 01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가 홍명보 전 감독이 떠난 뒤 아직 공석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던 그는 다시 한번 명성이 아닌 '축구 철학'을 강조했다.
이천수는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이름값으로 하는 감독들에게 쓴소리하는 이천수"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감독 선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변성환 전 수원삼성 감독, 이황재·강성주 해설위원과 함께 바람직한 지도자의 역할과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한국 대표팀은 새 감독을 물색 중이다. 2년 전 지휘봉을 잡았던 홍명보 전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기 때문.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체코를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패하며 32강 진출조차 실패했다.

정몽규 회장에 이어 홍명보 감독까지 떠나보낸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후임 감독을 찾고 있다. 아직 공식 절차가 시작된 건 아니지만, 이미 물밑에서 지원 의사를 전달한 감독들이 나오고 있다. 4년 전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벤투 감독과 전북 현대를 이끌고 K리그1과 코리아컵을 제패했던 거스 포옛 감독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했다.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 2026.06.25 /sunday@osen.co.kr
이천수는 협회를 향해 감독의 명성보다는 축구 철학을 보고 선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선수를 통제하려는 생각을 버릴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천수는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사람은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가 나에게 반문하거나 반발할 때는 논리와 축구로 꺾어야 한다. 그런데 성질로 꺾으려 한다"고 비판하며 "'이런 어린 놈의 XX가'라고 한다. 물론 어리다. 그런데 이게 아니라 진짜 내 축구가 논리적인지 돌아보야 한다. 요즘 선수들은 그렇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대표팀에서 손흥민 같은 선수들이 있다. 이런 친구들은 감독 이름값을 보고 가는 게 아니다. 이름값으로 가려면 (주제) 무리뉴 이런 사람들한테도 배운 애들"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오랫동안 한국 축구의 캡틴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세계적인 감독들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토트넘에 10년간 몸담으며 무리뉴 감독뿐만 아니라 안토니오 콘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등 여러 명장과 함께했다. 콘테 감독 밑에선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카타르 국제 컨벤션센터 미디어센터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파울루 벤투 감독이 질문을 듣고 있다. . 2022.12.01 /  soul1014@osen.co.kr
이천수는 "그 사람의 축구 시스템과 갖고 있는 전술, 전략, 그다음에 자기가 배울 점이 있으면 선수로서 이름값이 그렇게 높아도 이 사람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라며 "요즘 선수들이 가진 생각은 우리 때와 굉장히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걸 어릴 때부터 배워서 층층이 자기만의 축구 색깔과 축구 시스템이 있어야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이름과 나이로 꺾는 시대는 끝났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는 사람은 상대에 맞춰서, 연령대에 맞춰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엔 더 이상 감독 명성에만 얽매여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보다는 선수들을 직접 설득할 수 있는 축구 철학과 논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한국 축구는 이미 아픈 경험도 있다. 벤투 감독과 작별한 뒤 선수 시절 월드클래스였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왔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그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펼친 끝에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고, 정몽규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적지 않은 팬들이 여전히 벤투 감독을 그리워하는 이유다.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고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던 지도자다. 특히 4년 동안 능동적인 축구와 빌드업 구조를 강조하며 한국 축구에 자신의 확고한 전술적 색채를 입혔고, 월드컵 무대에서 결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천수 역시 벤투 감독을 칭찬했다. 최근 그는 "벤투 때 색깔이 괜찮았다. 뭘 한다는 색깔이 좀 나오긴 했다"며 "벤투도 처음에 욕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팀을) 만든 뒤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았다. 호응을 받았다. 일본이 나아간 길과 굉장히 비슷했다"고 되돌아봤다.
또한 이천수는 "우리나라에 지금 유명한 선수들이 많아졌다. 세계 탑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벤투라는 감독을 존경한다고 많이 표현했다"며 "요즘 친구들은 이름값으로 정복할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자기만의 축구 색깔로 이 친구들을 따라오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거를 벤투가 잘했던 거 같다. 4년 계약 더 줘도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이을용 역시 벤투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너무 아쉽다. 벤투 감독이 있으면서 축구가 좀 많이 발전됐다. 상대가 압박할 때 안에 딱 가둬놓고 경기 운영을 했다. 벤투가 와서 대표팀 색깔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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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리춘수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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