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월드컵 첫 4강 도전을 꺾은 브릴 엠볼로(29)의 퇴장은 잘못된 판정이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대회 종료 뒤 당시 비디오판독(VAR)이 규정 밖의 영역까지 개입했다고 인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한국시간) IFAB가 심판진에 보낸 회람을 통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르헨티나-스위스 8강전에서 엠볼로에게 주어진 두 번째 옐로카드가 잘못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장면은 1-1로 맞선 후반 27분 나왔다. 엠볼로가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레안드로 파레데스의 도전을 받다 넘어졌다. 주앙 피녜이루 주심은 처음에 파레데스의 반칙을 선언하고 옐로카드를 꺼냈다.

VAR실이 개입하면서 판정이 완전히 뒤집혔다. 파레데스의 반칙과 경고는 취소됐고, 엠볼로가 접촉을 과장했다는 판단과 함께 시뮬레이션 경고를 받았다. 앞서 옐로카드 한 장이 있던 엠볼로는 두 번째 경고로 퇴장당했다. 스위스는 동점골을 넣은 지 5분 만에 10명이 됐다.

IFAB가 문제 삼은 것은 엠볼로의 행동을 어떻게 볼지보다 VAR의 권한이었다. 당시 ‘선수 오인’ 조항은 주심이 반칙을 선언하고도 실제 행위자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카드를 준 경우, 제재 대상을 바로잡는 데 사용할 수 있었다. 이미 내려진 반칙 판정 자체를 다시 심사해 전혀 다른 선수의 시뮬레이션으로 바꾸는 장치는 아니었다.
IFAB는 일반적인 옐로카드는 벌을 받은 선수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 판정된 행위 자체를 검토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에서 선수 오인 조항을 시뮬레이션까지 넓혀 적용한 방식은 향후 VAR 규정 검토 대상이지만, 검토가 끝나기 전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 번의 월권은 경기의 힘을 바꿨다. 스위스는 후반 22분 단 은도예의 동점골로 1-1을 만들고 아르헨티나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엠볼로가 퇴장한 뒤 수적 열세에서 남은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버텨야 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두 골을 넣어 3-1로 승리했다.
스위스는 월드컵 사상 첫 준결승 진출 문턱에서 멈췄다. 무라트 야킨 감독은 경기 직후 해당 규정 적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 판정이 우리의 경기를 망가뜨렸다. 그런 방식으로 탈락하는 것은 고통스럽다”고 반발했다. 당시에는 심판진의 적용을 비판한 발언이었지만, 16일 뒤 규칙을 만드는 IFAB가 그의 문제 제기에 손을 들어줬다.

판정이 잘못됐다는 확인이 3-1이라는 결과를 되돌리지는 않는다. 아르헨티나는 준결승에 진출했고 스위스의 대회는 끝났다. 엠볼로도 이미 퇴장 선수라는 낙인을 안고 경기장을 떠났다. 대회가 모두 끝난 뒤에야 나온 회람은 규정 정비에는 쓰일 수 있어도 스위스가 잃은 4강 기회까지 돌려줄 수는 없다.
IFAB는 VAR 프로토콜에 대한 세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결정은 월드컵에서 시험한 선수 오인 조항의 확대 적용을 정식 규정에 넣을지 여부다. 그전까지 남는 공식 판단은 분명하다.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엠볼로는 퇴장당하지 않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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