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우습게 만들지 말라! 차라리 기권이 낫다" 베츠 작심 발언 통했나, ML '야수 등판' 제한 규정 논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9.08 06: 29

[OSEN=이상학 객원기자]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수의 등판을 내년부터는 자주 보지 못할 것 같다. 
미국 ‘USA투데이 스포츠’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가 차기 노사단체협약(CBA) 협상에서 26인 로스터에 투수를 최대 13명에서 14명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한편 경기 중 야수를 투수로 기용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규정 개정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선 승부가 크게 기운 경기 후반 야수의 등판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지난 2008년 불과 3회에 불과했던 야수의 등판은 2019년 90회, 2022년 132회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23년부터 연장전, 8점차 이상 지고 있을 때, 9회 10점차 이상 이기고 있을 때만 야수 등판을 허용하는 것으로 규정을 바꿨지만 지난해 131회에 이어 올해는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도 역대 최다 135회나 나왔다. 

[사진] LA 다저스 무키 베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처음에는 불펜투수들을 보호하고, 새로운 볼거리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순기능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흔해지면서 현장의 불만이 점점 커졌다. LA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는 지난 7월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야수가 투수로 등판하면 경기를 끝내야 한다. 타자 입장에선 야수 상대로 이겨도 본전이고, 지면 손해다. 아웃을 당하면 ‘야수한테 아웃을 당했네’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럴 바인 그냥 집에 가는 게 낫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메이저리그도 야수의 등판을 더 제한하기로 추진 중이다. 이 소식을 알린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여러 구단 임원과 감독들은 야수들이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늘어나면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경기들이 희극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완전히 터무니없는 수준에 이르러 야구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기록의 신성함을 무너뜨리고 있다. 한때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경기에서 소소한 재미를 주던 요소가 이제는 실제 메이저리그 경기라기보다 사바나 바나나스 같은 쇼 야구단에 더 어울리는 역겨운 광경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기록의 왜곡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시카고 컵스는 지난 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구단 한 경기 신기록인 9홈런을 터뜨렸지만 그 중 3개는 1루수 앤드류 본 상대로 친 것이었다. 마지막 2이닝을 던진 본 상대로 컵스는 18타석이나 들어서며 기록을 부풀렸다. 오타니 쇼헤이(다저스)가 지난 2024년 9월2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으로 역대 최고 경기를 펼친 날도 마지막 타석 스리런 홈런은 내야수 비달 브루한에게 만든 것이었다. 
[사진] LA 다저스 내야수 미겔 로하스는 올해 4차례나 마운드에 올랐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이팅게일 기자는 ‘만약 오타니가 2홈런 7타점을 기록한 경기였다면 누가 이를 역사적인 경기라고 불렀을까?’라고 의문을 표하며 ‘신인 워커 젠킨스(미네소타 트윈스)가 유틸리티 야수 잭 맥킨스트리(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시속 37마일(59.5km) 이퓨스 공을 데뷔 첫 홈런으로 연결했을 때 팀 동료들이 이걸 진짜 홈런으로 인정해야 하냐고 묻는 상황에서 웃어야만 할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나이팅게일 기자는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일방적인 경기 중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 투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10년 전에는 24회에 불과했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올 시즌 야수들의 등판 횟수는 135회로 메이저리그 신기록이다. 거의 매일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이 되면서 모든 팀이 올해 최소 한 번은 야수를 투수로 기용했다. 다저스는 9월 확장 로스터 첫 날 키케 에르난데스를 투수로 기용하기까지 했다. 애슬레틱스 외야수 카를로스 코르테스는 무려 8번이나 등판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이대로 둬선 안 된다. 이런 눈속임을 계속하는 것보다 차라리 팀들이 기권하고 경기장을 떠나는 편이 더 낫다. 야수가 마운드에서 팔을 다치거나 상대 타자 얼굴을 맞혀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때도 우리는 웃고 있을까? 이건 명백한 웃음거리이고, 야구의 수치’라며 야수의 등판을 그만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사진] 애슬레틱스 외야수 카를로스 코르테스는 올 시즌 야수 중 최다 8차례 등판을 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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