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연도 성적의 역순으로 진행되는 신인드래프트에서 4순위라는 지명권,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만족스러운 시즌 성적도 거두지 못했는데, 최대어급 선수도 품지 못하는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런 어정쩡한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소신의 선택을 내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신인드래프트’에서 11명의 신인 선수를 지명했다.
롯데의 테마는 ‘소신’이었다. 애매했던 4순위 지명권으로 롯데가 원하는 선수들을 얻기는 힘들었다. 전국 최대어였던 하현승(부산고)이 연고 지역에 있었지만 1순위가 확실했고 키움으로 향했다. 2순위 두산은 김지우(서울고)를 선택했다. 아울러 3순위를 갖고 있었던 KIA는 고심 끝에 거포 내야수 이호민(경남고)을 택했다. ‘톱3’를 품을 수 없었던 롯데는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1라운드 지명권으로 188cm 95kg의 건장한 체구를 가진 좌완 투수 박근서(서울디자인고)를 선택했다. 최고 구속은 149km를 찍었고 11경기 등판해 41⅔이닝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4, 64탈삼진, 9볼넷, WHIP 1.05의 성적을 기록했다. 구단은 “최고 150km에 가까운 구속과 함께 뛰어난 이닝 소화력을 갖춘 자원이다. 높은 타점에서의 투구가 장점이며,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본인의 공을 던지는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인다. 타자를 이길 수 있는 구위와 우수한 체격 조건, 확실한 희소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향후 좌완 선발 자원으로 육성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지명했다”고 판단했다.


2라운드에서는 드래프트장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2라운드 지명권을 전문 외야 자원인 배종윤(광주일고)을 선택했다. 1라운드에서 NC에 지명된 박보승(경남고)과 함께 이번 드래프트에 나온 외야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다. 다만 2라운드에서 지명될 정도인지는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전문 외야수, 전문 중견수 자원이 절실하다는 판단 하에 배종윤에게 과감하게 2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다. 올해 27경기 타율 3할2푼6리(95타수 31안타) 3홈런 24타점 28득점 15도루 OPS 1.005의 성적을 기록했다.
구단은 “부드러운 스윙 궤도와 폭넓은 수비 범위, 강한 어깨 그리고 빠른 발까지 겸비한 우수한 공·수·주 자원이다. 뛰어난 변화구 대처 능력과 높은 컨택율을 바탕으로 타석에서 상황에 맞는 유연한 타격을 할 수 있으며, 구장 곳곳으로 질 좋은 타구를 보내는 능력이 돋보인다”면서 “탄탄한 신체 조건과 뛰어난 야구 감각을 갖추고 있어, 향후 팀의 주전 중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지명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5라운드가 되어서야 내야 자원을 보강했다. 내야수 임성준(야로고BC)를 품었다. 올해 19경기 타율 3할6푼8리(68타수 25안타) 1홈런 24타점 17득점 OPS .985의 성적을 기록했다. 구단은 “공격에서는 높은 컨택율과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비에서는 풋워크와 전환 동작, 정확한 송구 능력이 뛰어난 내야 자원이다. 주루에서도 빠른 발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다. 향후 팀의 내야 센터 라인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지명했다”고 밝혔다.

임성준은 당초 2~3라운드 정도 지명될 것이라고 평가 받던 내야 자원이었다. 그러나 5라운드까지 밀린 이유는 야구 외적인 ‘학폭 의혹’이 있었기 때문. 대구상원고에서 야로고BC로 전학을 간 이유가 학폭 때문이라는 루머가 있었다. 하지만 롯데 구단은 모든 지점들을 철저하고 확실하게 검증했다. 롯데 관계자는 “스카우트팀이 KBO와 대구상원고 등 관계부처에 2차, 3차 문의했다. 강제 전학도 사실이 아니고 학폭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하위라운드에서는 롯데는 우완 투수와 내야수, 대학 출신 잠재 자원 발굴에 전념했다. 6라운드 우완 투수 김진후(성남고), 7라운드에서는 175cm 단신 내야수 최수완(덕수고), 8라운드에서는 우완 투수 김규민(덕수고)를 선택했다. 9~10라운드에서는 우완 투수 박서진(김포대), 내야수 윤승민(동국대) 등 대졸 자원을 뽑았다.

그리고 11라운드에서는 다시 좌완 투수를 선택했다. 김시후(배재고)를 지명했다 “큰 키를 바탕으로 각도 좋은 타점에서의 투구가 장점인 자원이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명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시후의 출신학교. 배재고는 올해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지역을 비하하는 조롱성 응원을 하면서 문제의 중심에 섰다. 김시후는 주동자가 아니지만 배재고 선수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박에 없다.

그러나 롯데는 선수에만 집중했다. “이미 징계를 다 받지 않았나. 구단은 색안경을 끼지 않고 선수를 판단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배재고에서는 드래프트에서 지명이 가장 유력했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