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 ‘토르칼(Torcal)’이 공개됐다. 벤틀리는 이 차를 브랜드 최초의 도심형 럭셔리 SUV로 정의했다. 벤틀리 브랜드의 내연기관 SUV로는 벤테이가가 있지만, 토르칼이 도심형 SUV가 되는 바람에 벤테이가는 전천후 SUV로 재정의하게 생겼다.
벤틀리모터스는 지난 주말, 영국 런던에서 ‘토르칼(Torcal)’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토르칼은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벤틀리의 4번째 제품 포트폴리오에 합류했지만, 유일한 순수 전기차이다.
토르칼의 디자인은 다른 전기차들에 비해 되레 수더분한 느낌을 준다. 미래지향의 과한 몸짓 대신 자동차의 근원적 의미를 다시 생각한 듯한 모습이다.

로빈 페이지(Robin Page) 벤틀리모터스 디자인 총괄이 이끄는 디자인 팀은 토르칼을 통해 벤틀리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말하고 있다. 로벤 페이지의 말에서 정립된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로빈 페이지 총괄은 “벤틀리를 디자인할 때는 사람들이 사물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방식을 고려한다”며, “자동차의 디자인은 모든 요소가 한 번에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위계에 따라 단계적으로 받아들여지며, 이를 네 가지 ‘리드(Read)’로 정의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리드는 ‘비례감’이다. 토르칼의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당당하게 세워진 전면부는 강력한 존재감를 완성하며 벤틀리의 핵심 디자인 원칙인 ‘수직적 우아함(Upright Elegance)’을 구현한다.

두 번째 리드는 차량의 정체성과 표정을 결정하는 ‘그래픽 요소’다. 특히 전면부에는 컨티넨탈 T를 비롯한 벤틀리의 상징적인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요소가 반영됐으며, 진보한 라이팅 기술과 독창적인 일루미네이티드 다이아몬드 그릴로 전통적 상징성을 재해석했다.

세 번째 리드는 ‘표면 언어’다. 불필요한 선을 의도적으로 덜어내고 차체의 면과 비율 만으로 감성과 캐릭터를 드러내도록 했다. 이런 특징은 ‘헌치(haunches)’라 일컫는 강인한 리어 펜더 라인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캐빈과 리어 휠 위로 강조된 차체 볼륨은 디자인 팀이 ‘휴식하는 맹수(Resting Beast)’라고 표현하는 응축된 에너지를 드러낸다.
네 번째 리드는 ‘디테일’이다. 벤틀리의 정교한 장인정신은 차량에 가까이 다가설수록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토르칼 곳곳에 적용된 벤틀리의 상징적인 다이아몬드 패턴은 때로는 선명하게, 때로는 표면과 질감, 패턴 속에 추상적으로 표현돼 디자인의 깊이를 더한다.

실내에서도 같은 디자인 철학이 이어진다. 벤틀리 윙 엠블럼에서 영감을 받은 대시보드가 대칭성과 힘, 균형감을 강조하는 한편, 과감하면서도 깔끔한 표면 구성을 통해 가죽과 울, 베니어, 알루미늄 등 각 소재 고유의 질감과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시트 역시 토르칼을 위해 새롭게 설계됐다. 기본적으로 시트에는 16-way 전동 조절과 열선, 통풍, 조절식 볼스터 및 새로운 마사지 기능이 들어갔다.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자세 조정 기능’과 ‘스마트 시트 클라이밋’ 시스템은 장거리 주행 시 시트 형상과 압력 분포,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지속적으로 조절해 안락함을 극대화한다.
고전압 배터리는 직렬로 연결된 192개의 리튬이온 파우치 셀로 구성되며, 정격 전압은 800V, 총 순용량은 113 kWh다. 배터리에는 10만 마일(약 16만 1,600km) 또는 10년의 보증이 제공된다.
전자제어식 올 휠 스티어링에 최대 5도까지 가능한 뒷바퀴 조향으로 전장 약 5m인 토르칼의 회전반경은 11.1m이다.
WLTP 기준 최대 6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400kW 급속 충전을 이용할 경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6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네 개의 도어에는 레이더 기반 전동 개폐 기능이 들어가 스스로 여닫히는데,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거나 메인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도어를 닫을 수도 있다.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운전석 도어를 닫을 수도 있다. 안면 인식 기능은 운전자를 자동으로 식별해 시트와 스티어링 휠 위치, ADAS 설정 등 개인화된 사용자 환경을 구현했다.
토르칼은 기본형 모델과 스포티한 ‘토르칼 S’ 두 가지 사양으로 제공된다. 기본형 토르칼은 최고출력 821마력(PS), 최대토크 121.7kg.m(1,194N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4초 만에 가속하고 최고속도는 250km/h다.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활성화 시 최고출력 888마력(PS), 최대토크 137.7kg.m(1,350N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2.9초, 최고속도는 260km/h에 달한다.
프랑크-슈테펜 발리저(Frank-Steffen Walliser)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는 토르칼을 최초로 소개하며 “지난 107년간 벤틀리는 여유롭고 강력한 퍼포먼스와 탁월한 안락함, 최고급 천연 소재를 통해 구현되는 정교한 영국의 장인정신, 그리고 영혼이 담긴 사운드를 갖춘 완성도 높은 자동차를 만들어왔다”며, “새로운 토르칼은 이러한 벤틀리의 본질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브랜드를 정의해 온 모든 영역에서 비범한 기준을 제시한다. 토르칼은 무엇보다도 벤틀리 그 자체이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