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행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문진희 전 심판위원장의 금품 요구 의혹까지 불거진 가운데 과거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협회 조사마저 멈춰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는 바로 당사자의 '강력한 부인'이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문진희 전 위원장이 재임 시절 심판과 심판평 가관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제보를 공개했다. 특히 문 전 위원장으로 알려진 인물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까지 등장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공개된 녹취에는 "오래 있다 보니까 실탄도 떨어져 가고 해서 실탄이나 한번 지원해달라고 전화했다", "용돈 좀 보내줘, 계좌로 하나 보내줘, 내가 계좌 하나 보내줄게"라는 발언이 담겼다. 심판 인사와 평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심판위원장이 현직 심판평가관에게 금전을 요구했다는 충격적인 폭로다.
![[사진] 유튜브 'NATV 국회방송' 채널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2/202610221709774678_6ad9cbf49d680.jpg)
단순한 사적인 부탁으로 넘기기 어려운 문제다. 심판위원장은 심판 운영에 관여하는 자리다. 심판 배정이나 승강 평가와 금전 거래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었다면 한국 축구의 공정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유튜브 'NATV 국회방송' 채널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2/202610221709774678_6ad9cbf4eb526.png)
조 의원 역시 이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심판 배정과 승강과 관련해 금전 거래가 오갔다면, 이건 금품 비리를 넘어서 심판 운영 체계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아직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 금전 요구가 심판 배정이나 평가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녹취에 담긴 발언과 별개로 구체적인 금품 수수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의혹의 당사자인 문진희 전 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은 것. 심지어 그는 정식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문 전 위원장이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꾸며 연락을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진희 전 심판위원장은 정식 불출석 사유서조차 내지 않은 채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꾸고 완전히 잠적해 버렸다"고 질타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2/202610221709774678_6ad9cbf9c4a20.jpg)
문진희 전 위원장은 이미 지난 7월 국회 청문회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의원들의 질문에 거친 태도로 응수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의원의 지적에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대응했고, 다른 의원을 향해서는 "거기는 끼지 마시고 좀, 아침부터..."라고 받아쳤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에게는 자세를 바로 하고 공손하게 답변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문 전 위원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위원님은 말하면서 저는 말하면 안 됩니까. 목소리 다운시키셔라"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청문회장에서 언성이 높아졌고, 그의 태도를 둘러싼 논란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끝내 문 전 위원장은 지난 8월 3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심판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사퇴 이후에도 그를 둘러싼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과거 문 전 위원장의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개입 의혹을 협회가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문제가 됐다. 문 전 위원장은 앞서 정몽규 전 회장의 선거 과정에서 자격 없이 선거운동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별다른 추가 조사 없이 관련 사안을 마무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용수 직무대행의 답변은 더 큰 의문을 남겼다. 그는 문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본인은 워낙 강력하게 부인을 해서 저희들이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의혹의 당사자가 강하게 부인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적인 진상 파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황당한 설명이다. 이를 본 팬들은 "범죄자가 아니라고 하면 조사를 안 하나", "대체 어디까지 썩은 건가", "아니라고 하면 끝이냐?", "이래서 협회를 믿을 수가 없다" 등의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문 전 위원장은 이번 불출석으로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조 의원은 "국회를 우롱하고 공권력을 조롱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며 "정당하지 않은 사유로 출석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 국회법에 따른 고발 등 엄중한 법적 조치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정 위원장도 "국회가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으로 동원해 상의해서 함께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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