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막아내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FC서울의 10년 만의 우승에는 골키퍼 구성윤의 결정적인 선방이 있었다. 우승 확정을 눈앞에 둔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막아낸 구성윤은 자신의 첫 K리그1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FC서울은 24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33라운드 강원FC와 맞대결에서 1-1로 비겼다.

서울은 승점 67점(20승 7무 6패)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2위 울산 HD가 포항 스틸러스와 2-2로 비기면서 승점 51점에 머물렀고, 서울은 남은 파이널 라운드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2016년 이후 10년 만이자 구단 통산 7번째 리그 우승이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파이널 라운드가 시작되기도 전에 정상에 올랐다.

이날 구성윤의 활약은 결정적이었다. 전반 36분 최병찬의 슈팅을 막아낸 데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는 김대원의 페널티킥까지 선방했다. 후반 26분에도 최병찬의 강력한 슈팅을 쳐내며 서울의 골문을 지켰다.
서울은 후반 14분 문선민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5분 뒤 강준혁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추가 실점 없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구성윤은 "개인적으로 일본 J2리그와 K리그2에서 우승한 경험은 있지만, K리그1처럼 최상위 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페널티킥 선방에 대해서는 "무조건 막겠다는 간절한 마음이었다"며 "상대 선수의 영상을 많이 봤고, 마지막까지 습관을 살피려고 했다. 그런 준비와 직감이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구성윤은 자신에게 서울 이적을 제안했던 김기동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도 공개했다. 포항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포항 스틸러스 선수였던 김기동 감독을 응원했고, 직접 사인을 받으러 찾아갔던 기억까지 떠올렸다.
또한 지난 대표팀 소집 당시 자신의 인터뷰가 의도와 다르게 전달돼 논란이 됐던 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제가 전달하려던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오히려 해당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다음은 구성윤과의 일문일답.
K리그1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개인적으로 J2리그와 K리그2에서 우승을 경험한 적은 있지만 K리그1처럼 상위 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오늘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오늘 결정적인 선방이 없었다면 우승 확정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 페널티킥 상황에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
-기분이 좋았다. 물론 페널티킥이 선언됐을 때는 걱정도 됐다. 하지만 판정이 확정된 이후에는 무조건 막아내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런 간절함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김진수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경기 후 김진수와 특별히 나눈 이야기가 있나.
-진수 형이 계속 저에게 뽀뽀하려고 해서 그만하라고 했다.(웃음) 페널티킥을 막아줬다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진수 형은 평소에도 밥을 자주 사주는 정말 고마운 선배다. 언젠가는 그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 오늘 조금이나마 그 빚을 갚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
페널티킥 선방의 비결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김대원 선수의 영상을 많이 봤다. 그런 영상들을 토대로 준비했고, 마지막에는 직감도 작용했던 것 같다. 김대원 선수의 습관을 마지막까지 보려고 했다. 준비했던 부분과 직감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선방으로 이어진 것 같다.
페널티킥 직전 정승원이 방향을 가리키는 모습도 있었다. 봤나.
-제 오른쪽을 가리켰다는 말인가? 보지 못했다. 만약 봤다면 오히려 흔들렸을 수도 있겠다.(웃음)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골키퍼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 5경기가 남았다. 오늘도 다른 팀 골키퍼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송범근 선수를 비롯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골키퍼가 많다. 저 역시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시즌이 끝난 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 종료 후 팬들 앞에서 격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어떤 마음이었나.
-10년 만의 우승이다. 오늘 정말 많은 팬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다. 그동안 오래 기다리셨을 것이다. 오늘만큼은 팬분들이 마음껏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격하게 세리머니했던 것 같다.
지난해 서울 이랜드에서 K리그2를 뛰었는데, 불과 1년 만에 K리그1 우승팀의 주전 골키퍼가 됐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그렇다. 이적이라는 것은 제가 가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서울 이랜드에 가게 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FC서울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랜드에서도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고, 실점도 적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선방도 많이 보여줬다. 그런 모습들을 좋게 봐주셔서 영입을 결정하신 것 같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K리그에서도 명문이라고 불리는 FC서울이라는 구단이 저에게 제안을 해줬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했다.
김기동 감독은 이번 우승 기자회견에서도 구성윤을 영입하면서 팀의 중심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본인에게 김기동 감독은 어떤 지도자인가.
-이건 제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제가 포항 출신이다. 어릴 때부터 김기동 감독님이 포항 스틸러스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장을 누비는 모습을 지켜봤다.
정말 어린 꼬맹이였을 때 팬으로서 감독님을 쫓아가 사인을 받은 적도 있다. 이후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던 시기에 지도자와 선수로 다시 만났다. 그 이후에도 가끔 연락을 드렸다.
감독님이 포항에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재미있고 좋은 축구를 한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감독님 밑에서 축구를 해보고 싶다는 상상도 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감독님과 함께 축구를 하게 됐고, 이렇게 우승까지 차지했다.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다음 주 국가대표팀 명단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다시 발탁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나.
-최근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좋게 평가해주셨으면 한다.
지난 대표팀 소집 당시 인터뷰 일부가 유튜브 쇼츠 등에서 의도와 다르게 편집돼 돌아다녔다. 해당 영상을 봤나.
-봤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제가 전달하려고 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진 부분들이 있었다. 악의적으로 편집됐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다.
그런 의도로 이야기하려던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인터뷰가 그런 식으로 퍼지면서 오히려 당시 언급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제가 전달하려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대표팀이 올바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좋은 대표팀을 위해서 언론에서도 좋은 기사들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
올 시즌 국가대표팀에도 복귀했고 K리그1 우승까지 차지했다. 2026년을 돌아본 소감과 남은 시즌 목표는.

-오늘 우승을 확정했고, 지금까지 우리 팀은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도 많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항상 생각한다. '오늘 실점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단순히 실수를 했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아니다. 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동료들에게 코칭했더라면,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더라면, 조금 더 침착하게 대응했더라면 막을 수 있는 골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
지금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막아낼 수 있었던 골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5경기가 남았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마지막까지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최소 실점이라는 기록도 끝까지 유지하면서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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