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은 9번째 ‘또’ 준우승,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는 일본의 요시다 유리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6.10.25 17: 15

 최혜진(27)이 아시아 지역을 돌며 펼치고 있는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회에서 2주 연속 준우승자가 됐다. 준우승도 잘 한 성적이긴 한데, 최혜진에게는 마음 편하게 축하를 건넬 수 없을 것 같다. 2017년 LPGA 투어에 진출한 최혜진이 올린 준우승만 이번이 아홉 번째이기 때문이다. 최혜진의 9번째 준우승이 안타까운 것은 그 사이 우승이 단 한차례도 없기 때문이다.
25일, 여전히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파인비치골프링크스(파72/6784야드)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6(BMW Ladies Championship 2026, 총상금 235만 달러=약 31억 원, 우승상금 35만 2500달러=약 4억 7000만 원)’ 최종라운드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예상치 못한 흐름이 경기 초반부터 이어졌다.

최혜진

13언더파 공동 2위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일본의 요시다 유리가 신들린 듯 타수를 줄이고 있었다. 지난 3라운드 동안 해남의 파인비치골프링크스는 코스가 까다롭기는 했지만, 매 경기 놀랍도록 돋보이게 타수를 줄인 선수들을 배출해 왔다. 최종일 경기라고 그런 선수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 상황이 극적인 것은 3라운드까지 4타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유해란이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13언더파 2위 그룹과 워낙 많은 타수 차가 있었기 때문에 최종일 경기에서 유해란의 고전을 예측한 사람은 드물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뭣에 홀린 듯 빗나갔다. 유해란의 스코어 카드는 15번홀까지 모조리 파를 적어내고 있었다.
플레이를 하는 자신도, 그런 플레이를 지켜보는 갤러리들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였다. 15, 16번홀에서는 패널티 지역으로 빠질 뻔한 티샷이 나무나 미상의 물체에 맞고 살아나는 행운까지 따랐지만 답답한 파행진을 끊지는 못했다.
유해란
유해란(25)의 파행진을 끊은 것은 버디가 아니라 오히려 보기였다. 파4 16번홀에서 우측으로 밀린 티샷이 나무를 맞고 간신히 살아나기는 했으나, 후속타도 정상 궤도를 찾지 못하면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유해란은 파5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우승 경쟁에 뛰어드나 했는데, 마지막 18번홀에서 티샷이 좌측으로 당겨지면서 보기를 범해 연장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17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요시다 유리는 유해란의 보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요시다 유리의 우승을 막을 후보는 유해란 말고도 또 있었다. 최혜진이었다. 유해란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최혜진은 3타를 줄이며 요시다를 한 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유해란과 더불어 마지막조로 경기한 최혜진은 18번홀에서 천금 같은 버디 기회를 잡았다. 버디에 성공하면 17언더파가 돼 요시다와 연장을 펼칠 수 있었다. 거리도 1.5미터가량이었다. 그러나 이 공도 홀컵을 외면하면서 최혜진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요시다 유리
요시다 유리(26)의 전반홀은 최혜진의 3라운드 전반홀 경기를 보는 듯했다.
파5 2번홀에서의 칩인 이글, 파4 5번홀의 칩인 버디가 요시다 유리에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5번홀 이후에는 3연속 버디가 이어졌다. 요시다에게 ‘그 분’이 오신 날이었다. 
후반홀 들어서는 요시다도 몇 번의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요시다는 파5 17번홀 그린 주변에서 맞은 벙커 위기를 그림 같은 샷으로 전화위복하면서 ‘그 분’의 기운을 되찾았다. 17번홀 버디로 2타차 단독 선두를 만들었고, 18번홀 스리퍼트로 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유해란과 최혜진이 그 기회를 물지 못했다.
일본 J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두고, 2024년 LPGA 투어에 진출한 요시다는 그 동안 우승이 없다가 첫 우승의 감격을 해남에서 누릴 수 있었다.
요시다 유리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유해란이라는 워낙 막강한 선수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과 긴장을 많이 한 채 경기했다. 힘들었지만 마침내 꿈이 이뤄졌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 17번홀에서는 피칭 웨지로 샷을 했는데 정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다시 치라고 하도 못 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요시다는 자신의 골프 스타일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골프 코스에서는 진지하고 잘 웃지 않는데 코스 밖에서는 잘 웃는 편이다. 인스타그램을 찾아보면 골프장 밖에서의 모습도 보실 수 있다. 골프 코스에서만큼 진지하기만 한 선수는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KLPGA 투어 선수들과 경기해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장타자들이 많아 놀랐고 장타를 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연습량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기회에 영감을 받아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23년 살롱파스컵 때도 비가 왔는데 비 오는 날을 이겨내는 비결이 있는 지 묻자 요시다는 “그 대회는 바람도 더 많이 불고 비도 많이 내렸다. 그때도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샷을 구사했다. 비가 많이 오면 런이 많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캐리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고 답했다. 
요시다 유리가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66-69-68-68)로 우승한 가운데, 최혜진과 유해란이 16언더파 공동 2위, 김민솔과 김효주가 15언더파 공동 4위에 랭크됐다. 김민선은 13언더파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혜진은 직전 대회인 뷰익 LPGA 상하이 대회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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