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형석이 순진한 얼굴 뒤에 서늘한 광기를 감춘 양준모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4일과 25일 디즈니+와 채널A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너에게 다이브’(연출 소재현, 극본 김보금, 이온) 9, 10회에서는 캠코더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던 양준모(강형석 분)가 윤하나(김지연 분)를 위협하는 한편, 정우재(박서함 분)의 죄책감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양준모는 턱에 맺힌 피를 바라보며 섬뜩한 미소를 지어 불길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택시 안에서 오래된 캠코더를 살펴보며 시간 이동의 원리를 알아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기기를 거칠게 내리치며 살기 어린 눈빛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수줍은 태도로 돌변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을 이야기하면서도 캠코더의 비밀을 마치 자신의 아이디어인 것처럼 태연하게 설명했다. 강형석은 겉으로는 순진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서늘한 욕망을 감춘 양준모의 이중적인 면모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양준모의 기이한 행동은 윤하나와 윤하루(장세혁 분)를 찾아 나서면서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이 보이지 않자 집으로 향한 그는 식칼을 든 채 윤하나가 숨어 있는 방의 문손잡이를 거칠게 돌렸다. 문이 열리지 않자 고개를 기괴하게 비틀던 양준모는 이내 열쇠 꾸러미를 발견하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열쇠를 흔들며 “열쇠 여기 있어. 내가 문 열어줄게”라고 말해 섬뜩함을 안겼다. 강형석은 비틀린 몸짓과 소름 끼치는 표정 연기로 양준모의 광기를 극대화하며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높였다.
2017년으로 돌아온 양준모는 윤하나에게 영화 ‘낙원의 침묵’ 시나리오를 건네며 출연을 제안했다. 하지만 윤하나가 배우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하자 당황한 기색을 보였고, 이내 차갑게 돌변했다. 윤하나를 차에 태운 뒤 은퇴하려는 이유를 집요하게 캐묻던 그는 위험한 운전까지 이어가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급기야 “이번에 다녀온 미래에선 내가 널 죽이기라도 했어?”라는 충격적인 질문을 던져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강형석은 집착에 사로잡힌 양준모의 불안정한 심리를 밀도 있게 그려내며 보는 이들마저 숨죽이게 했다.
정우재를 향한 양준모의 치밀한 심리전도 이어졌다. 그는 도청 프로그램을 이용해 윤하나와 정우재의 대화를 엿들은 뒤, 정우재에게 쌍둥이가 미래에서 온 것 같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캠코더의 비밀을 꺼내 들었다. 특히 윤하나가 정우재를 살리기 위해 배우의 꿈마저 포기하려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의 죄책감을 교묘하게 자극했다.
이어 캠코더를 없애자고 제안한 양준모는 “너랑 나 입장은 달라도 목표는 같아. 하나 지키는 거”라고 설득했다. 윤하나를 지키겠다는 말로 정우재의 마음을 흔들면서도 자신의 의도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 긴장감을 더했다. 강형석은 상대의 심리를 꿰뚫고 대화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양준모의 계산적인 면모까지 능숙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처럼 강형석은 타인 앞에서 수줍게 행동하는 모습부터 폭력성과 집착, 교묘한 심리전을 드러내는 순간까지 양준모의 상반된 얼굴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선한 인상과 섬뜩한 행동 사이의 극명한 온도 차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캐릭터의 위험성을 배가했다. 윤하나를 지키겠다는 양준모의 말은 과연 진심일까. 캠코더를 없애려는 그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감춰진 속내를 향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너에게 다이브’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