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3년을 기다렸는데 이런 데뷔전을 치르다니.
우규민(41, KT 위즈)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삼성 라이온즈와의 2차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에도 웃지 못했다.
우규민은 2-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2회초 1사 1, 2루 위기에서 팀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2회초 등판한 오원석이 박승규, 김상준에게 안타를 맞아 위기에 처하자 이강철 감독은 제구력이 좋은 베테랑 우규민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규민은 휘문고를 나와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2차 3라운드 19순위 지명된 24년차 베테랑. LG 트윈스(2003~2016), 삼성 라이온즈(2017~2023), KT 위즈(2024~)에서 20년이 넘도록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올해 마침내 데뷔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 성사되며 우승반지를 거머쥘 기회가 찾아왔다.
이날 경기가 접전에 접전을 거듭하며 긴박한 상황에 데뷔전을 치르게 된 우규민은 이재현을 만나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4구째 파울, 5구째 볼에 이어 6구째 커브를 던져 힘없는 투수 땅볼을 유도했고, 이를 침착하게 잡아 2루수 오윤석을 향해 송구했다.
병살타에 의한 이닝 종료가 예상된 상황. 그런데 2루수 오윤석이 글러브 안에 있는 공을 한 번 더듬더니 마음이 급한 나머지 1루에 부정확한 원바운드 송구를 했다. 김현수가 이를 놓친 뒤 공의 행방을 찾지 못했고, 2루주자 르윈 디아즈가 이 틈을 타 3루를 지나 홈을 밟았다. 결승 득점이 나온 순간이었다.
우규민은 후속타자 전병우를 초구에 3루수 땅볼로 막고 이닝을 끝냈으나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KT는 12회말 삼성 좌완 신예 배찬승을 상대로 다시 동점에 도전했다. 그러나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배정대와 안현민이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힐리어드가 볼넷으로 추격 희망을 살린 가운데 김현수가 2루수 땅볼을 치며 경기를 끝냈다.
패전투수는 우규민에 앞서 위기를 만든 오원석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우규민 또한 웃을 순 없었다. 23년을 기다린 끝에 성사된 한국시리즈 데뷔전은 우규민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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