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결사곡’ 시즌1부터 시작해 시즌3까지 약 2년간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배우 전수경이 드라마 종영 소회를 밝혔다.
전수경은 최근 진행한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3’(각본 피비(임성한)/연출 오상원, 최영수) 종영 인터뷰에서 “시즌 1, 2, 3까지 출연 했던 작품은 처음이다. 이시은 캐릭터에 너무 정이 많이 들었다. 워낙 많은 분들이 역할 자체를 사랑해주셨고, 크게 흠이 없는 사람이지 않나. 제가 맡은 역할 중에서 순하고, 착하고, 아픔도 많았던 캐릭터였다”며 자신이 맡은 이시은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중 전수경이 맡은 이시은은 박해륜(전노민 분)의 전 부인으로, 박해륜의 외도로 이혼을 한 후 홀로 두 아이 박향기(전혜원 분), 박우람(임한빈 분)을 돌보며 지낸다. 그는 “시즌1때 대본을 받고 처음에 담겨있던 이시은 스토리가 아프게 다가왔고. 공감도 많이 됐다. 그래서 정말 잘 표현하고 싶었다. 그 역할을 표현할때 부족한 사람이 아닌가 싶어서 고민도 많이 했다. 그렇게 신경도 많이 쓰고 생각도 많이 해서 나름 연기 변신이라고 하면 변신이라고 할수 있는 그런 역할이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시즌3에서 이시은은 서반(문성호 분)과 중년 로맨스를 펼치며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이에 전수경은 “제가 또 언제 중년에 멜로를 해보겠나. 그냥 사랑이 아니라 50대의 사랑도 이렇게 예쁠 수 있구나 생각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수 있어서 (작품을 끝내기) 아쉽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결사곡’ 시리즈 속 이시은은 그간 전수경이 맡아온 캐릭터들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전수경은 “주로 도시적인 역할을 많이 맡아와서 저도 모르게 그런 쪽으로 발달해있다. 근데 그걸 다 빼버리고 저를 도화지처럼 만들어서 접근을 해야 했기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래서 몇 가지 지켜야할 것들을 적었다. 눈도 갑자기 확 뜨지 않고, 동공에 힘도 많이 주지 않고. 그런 걸 숙지 해 놔야 저절로 나오는 습관들을 고칠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대사도 시은의 호흡대로 해야 했다. 여러가지를 입력해 놓고 시작해야 하다 보니 생각할 것도 많고 지킬 게 많았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는 “정말 좋은 장점은 시즌1때는 ‘시은을 어떻게 표현해 낼까’가 저의 주요 목표 였다. 그런데 시즌3까지 오니 인물하고 참 많이 동화되더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어느 정도 제 안에 틀이 만들어졌다. 제가 해왔던 캐릭터와는 많이 다른 표현을 해야 돼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되뇌면서 주의했다면,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시즌3에서는 시은이가 결혼에서 부잣집에 들어가 사는 모습까지 발전하는 단계들을 어떻게 변화를 주면서 잘 표현해낼까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본인 역시 이혼과 재혼의 경험이 있는 만큼 전수경은 “시은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는 “시은이가 해륜에게 들었던 말이 마음 한켠에 남아있다. 드라마를 계속하는 한 안고 가야 하니까. 한쪽 구석에 시은이 인생을 산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언젠가 인내하고 상처받았던 걸 보상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는데, 시즌3의 스토리가 그쪽으로 많이 흘러가서 준비하면서도 행복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수경에게 있어서 이시은은 첫 드라마 주연이라는 점에 있어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전수경은 “훨씬 좋다. 저희 나이대는 주인공의 주변인으로 많이 등장하지 않나. 주인공의 큰 사건에서 갈등 요소가 되거나 갈등을 지켜보는 데서 머물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보면 20, 30대만 연애를 하는 게 아니다. 40, 50대도 연애할 수 있고 60, 70대도 그들만의 연애사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각자의 스토리를 갖고 살아가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인생의 초반에 맞춰져 있어서 아쉽다. 대개 청춘의 방황, 사랑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50대도 충분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그 때 그 때마다 입장이나 상처 입고 풀어가는 과정들이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 있어서 제 나이대의 러브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나왔으면 좋겠다. ‘결사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럭키’였고, 표현하는 것도 즐거웠다. 그만큼 더 열심히 열과 성을 다한 작품이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수경은 “이시은을 만난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고 표현했다. 그 과정에 즐거움도 있고 힘듦도 있었지만 보람차고 행복했다고. 그는 ‘결사곡’과 함께 했던 시간들에 대해 “연기자로서 새로운 스텝을 밟게 된, 한 계단을 올라 설 수 있었던 그런 순간, 시간이었다. 저한테는 영원히 느껴질 것”이라고 돌이켜 봤다.
연기 경력이 어느덧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전수경은 여전히 도전과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전수경은 “꿈꾸는 게 배우의 몫이다. 꿈이 없으면 제 연기 생활이 메마르지 않을까 싶다. 저는 촉촉하게 앞으로 더 갈 길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해온 것도 많지만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도 남아있을 거다. 앞으로도 올라갈 계단은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기까지 올라가서 찍어야 해!’라는 마음은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올라가는 과정을 즐기면서, 내려다볼 건 내려다보고, 중간에 잠깐 내려가는 일이 있더라도 다시 올라가기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시기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계속 앞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배우로서 아직도 저기 (계단)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누군가의 가슴을 울리는 작품을 더 해보고 싶다”고 밝힌 그는 “힐링이 될 수 있는 드라마, 스토리, 그런 서사가 있는 작품 기다리고 있다”며 “다양한 걸 하면 다양한 매력이 있어서 좋다. 그래도 저의 최종 꿈은 좋은 연기자로 기억되는 거다. 좋은 작품으로 쓰임 받기를 제일 기도하고 있다”고 소망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