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교환이 또 다른 ‘재미’를 예고했다. ‘늪교환’의 매력에 팬들은 더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구교환은 2일 오전 화상 인터뷰를 통해 OSEN과 만나 지난달 2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괴이’(극본 연상호·류용재, 연출 장건재, 기획 티빙·스튜디오드래곤,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정기훈 역을 연기한 소감 등을 밝혔다.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로 미스터리한 귀불이 깨어나 재앙에 휘말린 사람들의 혼돈과 공포, 기이한 저주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서울역’ ‘부산행’ ‘반도’ 등을 독창적 세계관을 구축하며 K-장르물의 진화를 이끌어온 연상호 작가가 또 다른 차원의 판타지 스릴러를 예고해 기대감을 높인다.

구교환은 고고학 분야에서 촉망받는 연구자이자 하나밖에 없는 딸의 죽음 이후 오컬트 잡지이자 유튜브 채널 ‘월간괴담’을 운영하는 정기훈 역을 연기했다. 진양군에서 발견된 귀불을 조사하다 믿지 못할 현상과 마주하며 극한의 사투를 벌인다.
감각적인 연기와 강렬한 존재감으로 충무로의 이목을 집중시킨 구교환은 ‘메기’, ‘꿈의 제인’등에 출연하며 한국 독립영화계를 풍성하게 가꿔온 독립영화계의 스타다. 특히 지난해 영화 ‘반도’에서 대위 역할을 맡아 가장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해 큰 화제를 모았고, 영화 ‘모가디슈’,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아신전’, ‘D.P.’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하 구교환 ‘괴이’ 인터뷰 일문일답
Q. 차기작으로 ‘괴이’를 선택한 이유는?
‘D.P.’를 끝내고 얼마 되지 않아 ‘괴이’ 시나리오를 받았다. 기훈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했다. 식상할 수도 있지만 이게 내가 시나리오와 인물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궁금하고 호기심을 자극했다.
Q. ‘괴이’ 대본을 처음 보고 들었던 소감은? 정기훈 캐릭터를 위해 어떤 것을 준비했는지?
시나리오 보고 다가갈 때 오컬트는 장르적인 카테고리일 뿐이지 기훈과 수진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장르를 벗어나서 기훈과 수진의 관계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다른 캐릭터들과 관계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다가갔다.
Q. 정기훈을 어떤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는지?
D.P. 한호열처럼 다가갔다. 고고학자, 의사 등 직업의 형태와 모습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내 친구가 고고학자라면, 내가 고고학자라면 어떤 형태가 정해져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집, 옆집에 사는 정기훈으로 다가갔다.

Q. 연상호, 장건재 감독과 작업은 어땠는지?
연상호 작가님은 부담을 주지 않는 게 가장 큰 디렉션이고, 장건재 감독님도 나를 정기훈으로 대해주셨다. 쉬는 시간 동안에도 정기훈 박사라고 불러주셨다. 구교환이라는 이름보다 정기훈 박사라고 불러주셨던 게 많았던 것 같다.
Q. 연상호 작가의 매력과 연니버스의 자가복제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굳이 멋을 부리지 않는다. 멋을 표현하려고 하지 않는게 멋있다. 담백하고, 유머러스하고,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내게는 호감이다. 나도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만들면 관객, 시청자의 것이다. 생각하는 그대로 느끼시고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Q. 완성본을 본 소감은 어떤지? 예상대로 잘 표현이 됐는지?
작품에 임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 장면을 금방 잊어버린다. 그게 도움이 많이 된다. 했던 테이크마저 두 번째를 가게 되면 잊으려고 노력한다. 거기에 함몰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출연한 작품을 마주하게 되면 낯설고 신기하다. 처음 보는 눈으로 보게 된다.
Q. ‘괴이’ 시즌이 이어진다면 계속 참여할 의향이 있을지?
다음 시즌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시즌2가 된다면 어떤 이야기이고, 어떤 사건이 나올지 궁금증은 가지고 있다.
Q. ‘괴이’의 주제 혹은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메시지나 주제는 시청자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도 시청자 입장으로 이야기한다면 마음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마음이 가진 스펙트럼이 넓은데, 위력적인 단어고 멋지고 행복한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섭기도 했다.

Q. 신현빈과 호흡은?
현장에서 호흡은 개그 듀오라고 소개할 만큼 유머도 나누고 서로 위로가 많이 됐다. 처음 만났는데 함께 작품을 해왔던 친구처럼 느껴졌다.
Q. ‘괴이’를 통해서 배우로서 배운 점과 연출로서 배운 점은 무엇인지?
배우로 출연한 작품에서 연출로서의 영감을 얻지는 않는다. 배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배우로서 배운 점은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는 작업은 즐겁다라는 점이다. 김지영 선배님과도 마치 10년지기처럼 즐겁게 농담도 하면서 즐기고, 치열하게 장면을 촬영했다. 신현빈도 마찬가지다.
Q. 지난해는 대중적인 배우가 된 해인 것 같은데,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일상을 실감하는지?
촬영장에 갔을 때 동료 배우, 제작진이 ‘어떤 작품 잘 봤다’고 말해주실 때 신기하다. 내 출연작들에 대한 코멘트를 주실 때 실감한다.
Q.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가에 대한 소감은?
너무 감사하다. 기분 좋은 별명인 것 같다. 감사하다. 더 믿음을 드리려고 노력하겠다.

Q. 연기와 연출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재미있다. 재미있지 않았다면 못했을 것 같다. 재미가 있어서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Q. 배우 구교환, 창작자 구교환, 사람 구교환은?
재미. 억지로 강제로 뭔가를 하지 않길 원하는 사람이다. 의무감을 갖지 않고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Q. 배우, 연출 활동이 재미있다는 건 언제, 어떻게 처음 느끼게 됐는지?
그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를 좋아했던 처음이 기억이 나지 않는데, 꾸준히 좋아했던 기록이 쌓여서 더 재미있고 즐기게 된 것 같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반했을 때 시간이 오래 지나면 처음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처럼 그렇다.
Q. 중간에 지치거나 흥미가 떨어진 때는 없었는지?
다음 작품이 다르기 때문에 재밌다. 권태기를 느낄 때 쯤에 다른 작품, 캐릭터를 만나서 또 즐거워진다. 새로운 인물을 만나는 게 재미있다.
Q. 인생에 재미를 잃게 된다면 어떨지?
정기훈의 주문처럼 기필코 재미를 찾아내겠다.
Q. ‘괴이’에서는 어떤 재미를 발견했는지?
차에 타도 죽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하나로 설명이 되진 않는다. 설명할 수 없는 재미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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