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맞선’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SBS가 임수향-성훈을 앞세워 색다른 로코를 준비했다. 매콤한 마라맛 로코 ‘우리는 오늘부터’가 편성 논란 끝 오는 9일 출격한다.
4일 오후 2시, SBS 새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극본, 연출 정정화 / 제작 그룹에이트)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정정화 감독과 임수향, 성훈, 신동욱, 홍지윤이 참석해 온라인으로 취재진을 먼저 만났다.
오는 9일 오후 10시 첫 방송을 앞둔 ‘우리는 오늘부터’는 혼전순결을 지켜오던 오우리(임수향 분)가 뜻밖의 사고로 라파엘(성훈 분)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소동극이다. ‘본의 아니게 생물학적 아버지’가 된 라파엘과 오우리의 신념을 지켜주며 순수한 사랑을 키워온 이강재(신동욱 분)의 팽팽한 삼각 로맨스를 담는다.
임수향은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소재인가 싶었지만 주인공이 헤쳐나가는 과정들이 너무 궁금하더라. 혼전순결 신념을 지키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길래. 서사가 궁금했고 앞으로의 미래가 궁금했다. 우린 엔딩지옥이다. 엔딩마다 다음 화를 보고 싶게 만들 정도로 감독님이 쓰셨다”고 자신했다.
성훈 역시 “대본을 처음 봤을 땐 이게 괜찮을까? 아이템적으로는 걱정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드라마에 메시지를 넣으려고 했고 라이트하게 재밌게 풀려고 했다. 크게 불편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편성을 잡아준 SBS 사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 작품은 2014년부터 미국 CWTV에서 다섯 시즌에 걸쳐 방송된 ‘제인더버진’ 시리즈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파격적인 설정과 스토리 덕에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정정화 감독은 막장 같은 원작을 좀 더 한국적으로 다듬어 불쾌하지 않고 유쾌하게 재탄생시켰다.
그는 “원작은 남미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미국 작품이다.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자극적이다. 작품 소개하는 페이지에 한국 관객들이 댓글을 달았는데 ‘우리나라 막장대모가 와도 안 된다’는 내용이더라. 자극적인 요소를 한국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언어보다 정서를 번역하는 게 힘들었다”며 “아이템이 자극적이라 그것만 보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드라마니까 고민없이 봐주세요 하기엔 예민한 부분이 있어서 제작진도 고민했다. 그런 이슈들을 어느쪽이 맞다고 답을 내는 이야기는 아니다. 같이 고민해보자 이 정도의 깊이로 봐주셨으면”이라고 덧붙였다.

인상적인 건 임수향과 성훈의 재회다. 두 사람은 ‘신기생뎐’으로 나란히 데뷔한 지 11년 만에 ‘아이가 다섯’을 거쳐 3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정정화 감독으로서는 원작을 각색해가며 오우리 역과 라파엘 역에 임수향-성훈을 1순위로 두고 캐스팅했다고.
임수향은 “치열했던 신인 시절을 함께 해서 성훈과는 전우애가 있다. ‘신기생뎐’ 때 6개월간 동고동락하며 같이 겪었다. 응원하는 마음이 컸는데 이번에 성훈이 캐스팅 돼서 너무 든든했다. 라파엘과 얼마나 찰떡일지 기대되더라. 우리의 케미를 사랑해주는 분들 있으니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성훈도 “임수향과 10여 년 만에 만나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래도 10년이란 세월 안에 왕래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니까 서로 너무 잘 안다. 연기적인 호흡도 둘은 리허설을 안 해도 될 정도다. 키스신 호흡이 제일 잘 맞았다. 장르가 로코니까 여성 시청자들이 많을 텐데 여주인공한테 감정이입이 잘 되려면 키스신은 여주인공이 예쁘게 나와야 한다”고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하지만 오우리의 남자친구 이강재 역은 신동욱이 따냈다.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유유유 하더라. 유니크, 유쾌, ㅠㅠ. 우리 드라마는 독특하고 밝고 건강하고 감동이 있다. 대본 처음 봤을 때 작가님 누구지, 약 먹고 썼나? 도핑검사 해봐야 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재밌게 봤다. 같이 고민할 사회적 메시지가 명확한 작품”이라고 힘줘 말했다.
라파엘의 부인 이마리 역의 홍지윤도 “연기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라 혼신의 힘을 다해서 오디션을 봤다. 선물 같은 작품이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며 “사랑스러운 악역 마리가 되고 싶다. 마리는 의도가 순수하다. 영광스러운 기회라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앞섰다. 열심히 잘 준비해야겠다 싶더라”고 미소 지었다.

다만 이 작품은 시작 전부터 편성 논란, 상도덕 이슈의 중심에 섰던 바다. 앞서 임수향은 소지섭, 신성록과 함께 MBC '닥터로이어’에 캐스팅 돼 일찌감치 5월 금토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OTT 전용 드라마로 입소문 타던 ‘우리는 오늘부터’가 SBS 5월 9일 첫 방송으로 편성되며 상도덕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정정화 감독은 “작품 외적으로 흠집 이슈가 생기면 마음이 아프다. 누구의 잘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 작품이 편성 안 된 상태로 사전 촬영하다가 막판에 편성을 받게 돼 겹치게 됐다. 그래도 첫 방송 시기나 요일이 다르니까 우려하는 것보다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하게 해명했다.
이어 그는 “월화엔 임수향이 이렇게 나오고 주말에 이렇게 나와서 헷갈린다 싫다 이럴지, 더 좋네 하실지는 대중이 판단을 하지 않겠나. 그래도 전 자신있다. 이 나이 또래 배우 중 연기력으로는 뒤지지 않는다. 논란이 있었지만 결과는 좋을 거라고 자신한다”고 미소 지어 눈길을 끌었다.
뜻하지 않게 겹치기 출연 논란의 당사자가 된 임수향은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연기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예쁘게 봐 달라”며 시청자들의 양해를 부탁했다.
신동욱은 경쟁 드라마인 KBS 월화극 ‘붉은 단심’도 견제했다. 그는 “시청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저께 경쟁 드라마가 20%를 목표했더라. 저도 봤는데 너무 재밌고 좋더라.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고 허성태 배우가 코카인 댄스 공약 걸었던데 잘 되길 빌지만 우리도 재밌으니까 ‘우리는 오늘부터’가 1~2% 정도 더 나왔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신기생뎐’ 커플의 재화라는 호재와 편성 논란이라는 악재 속 ‘우리는 오늘부터’가 첫 삽을 떴다. 감독이 자신한 것처럼 우려를 딛고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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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