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접이 풍년' 이진호가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5일 방송된 KBS2 예능 '팬심자랑대회 주접이 풍년'(이하 '주접이 풍년')에는 방송 최초로 희극인 이진호가 출연해 '개똥이'라 칭해지는 팬들과 만났다.
이날 박미선은 “오늘 기분이 좋다. 주인공이 개그맨이다"라며 뼈속까지 코미디언 출신임을 드러냈다. 이어 "개그맨이 ‘주접이 풍년’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반가워하던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진호가 나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유재석, 강호동이 나올 줄 알았다. 왜 이진호인지 궁금했는데 팬 100명 중에 99명이 여성일 정도로 압도적으로 여성팬들이 많다더라”고 전했다.
바보부터 버럭 캐릭터까지. 이진호에게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독보적이고 독특한 개그 스타일을 자랑하기에 객석에는 여성팬 뿐만 아니라 남성팬들도 많이 보였다. 이진호의 반대파로는 동료 코미디언 김용병과 최성민이 자리했다. 최성민은 "영화도 주연이 있으면 조연이 있듯 코미디도 받침러와 웃기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받침러다"라며 "누적상금이 2억에서 3억쯤 된다"고 전해 관심을 모았다.
이후 '주접 리포터' 이진혁은 이진호의 인기가 진실인지 알기 위해 공개코미디 현장을 찾았다. 동료 코미디언인 황제성은 "이진호의 팬덤이 톱인 걸로 알고 있다"라며 팬카페 랭킹에 든 유일한 희극인이 이진호라고 말했고, 박나래는 "팬분들이 아이돌에게 하듯 스티커에 사진 붙여 '잘 부탁드려요' 선물을 한다. 처음 봤다"며 팬들의 정성에 감탄했다.

이진호가 왜 인기가 많은 것 같냔 질문에 박나래는 "확실히 진호 씨가 비율이 좋다. 키도 크고 어깨도 넓고 얼굴도 작고, 개그계에서 보기 쉽지 않은 얼굴"이라며 칭찬했다. 그러자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최성민은 "뱀눈깔이?"라며 이진호의 별명을 언급했다. 이상준은 "개그맨 치고 잘생겼는데 웃음도 주는 위치여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고, 박나래는 "진호 씨는 안 챙겨주는 것 같으면서도 다정한 면이 있다"며 여심을 저격하는 성격 또한 알렸다.
이 말에 이진호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이용진은 공감하며 "이진호가 팬서비스를 잘한다. '오빠 너무 보고 싶어요'라고 하면 '오면 되지, 와서 오빠 보면 되지'라는 팬서비스를 한다. 동네에서 짝사랑 한 번쯤 해봤을 오빠 이미지다. 팬 생각도 정말 많이 하는 친구"라 답했다. 홍윤화는 "지방공연을 가면 전날부터 텐트치고 (이진호를) 기다린다. 이진호에 대한 애정을 넣은 현수막도 많이 봤다"며 이진호의 인기의 산증인이 되어주었다.
이후 이진호는 노래를 부르며 '개똥이' 앞에 등장해 설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노래와 함께 이동하며 준비한 장미꽃을 팬들에게 선물했고, 이때 한 '개똥이'는 이진호의 실물을 처음으로 보고 감격에 젖어 오열했다. 노래를 마친 뒤 이진호는 "최초 개그맨 특집에 내가 나가는 게 맞는 건지 고민했다"며 "혹시나 팬분들이 안 오면 어떡하나. 팬카페에 학생분들, 직장인분들이 많은데 방청일이 평일 오후라 어려울 것 같았다"고 이유를 알렸다.

그러나 이진호는 "한 분만 와도 좋겠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그런 뒤 객석을 꽉 채운 팬들을 한 번 더 둘러본 이진호는 "통으로 제 이야기로 한 회가 나오는 건 정말 처음이다. 게스트로 많은 분들과 섞여서 방송한 적은 있어도"라는 말을 더듬어 감격스러움과 떨림을 전했다. 객석에는 이진호의 팬, 이진호를 보며 꿈을 키운 후배 코미디언들, 이진호를 어릴 때부터 지켜본 사장님 등이 자리했다.
이진호의 떨림을 지켜보던 박미선은 "사실 처음으로 자세히 보게 됐다. 보니까 '슈트-핏'이 진짜 좋다. 비율도 좋고, 눈도 매력적이고. 사람은 역시 천천히 오래 봐야한다"며 팬들의 마음에 공감했다. 그러자 이진호는 "고마워요, 미달이 엄마"라고 너스레를 떨어 박미선을 폭소케 했다. 박미선은 최근 이진호의 인기를 한층 높여준 상황극을 재연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여자친구에게 화를 내던 이진호가 "밥이나 먹으러 가자. 내가 너 좋아하지 옷 좋아하냐"고 무심히 말을 던졌던 것.
마지막으로는 이진호의 미담이 소개됐다. 이진호는 한 영상 아래에 달린 환우의 아버지의 부탁에 매니저도 없이 병원을 찾아가 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고. 이진호는 "아버지 마음을 너무 알겠는 게 때마침 어머니가 대장암 투병중이셨다. 아이도 어머니와 같은 병원이더라. 지금도 그 아버지와 계속 연락한다"며 사람됨을 전했다.

어머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영상편지를 써보라는 제안에 이진호가 입을 떼려는 찰나 이진호의 부모님이 눌러쓴 편지가 공개됐다. 이진호는 눈이 시뻘개졌고 "아버지가 초등학교밖에 못 나오셨다. 지금도 맞춤법이 틀렸을 거다. 그래도 창피한 거 없다. 배우지 않아야 할 건 한 번도 보여주신 적이 없으니까"라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진호는 방송 말미 "대학로때부터 한두 명 팬이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많아지고 그래도 아직 신기하고 고맙고 미안하다. 어쩌면 우리 직업이 없어질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마지막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서 방송 나가면 주눅 들어있을 때도 많은데 응원 해주니 정말 힘이 난다"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진호를 보며 코미디언에 대한 꿈을 키운다는 어린이팬은 "끝까지 코미디언이 될 거고, '코미디언'이라는 네 글자를 절대 잊지 않을 거다"라고 다짐해 이진호를 뭉클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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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접이 풍년'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