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전문 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이 배우 故 강수연의 사인에 대해 분석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제목이 문제가 됐다. 홍혜걸은 故강수연의 비보가 전해진 바로 다음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를 통해 "강수연은 왜 숨졌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하지만 고인의 이름 키워드로 '숨졌다'란 표현을 쓴 영상의 제목에 반감이 일었고 비판의 댓글이 이어지자 홍혜걸은 사과에 나섰다.
홍혜걸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댓글을 통해 "오늘 제가 올린 강수연씨 사망원인에 대한 유튜브 영상에 약간의 비판이 있습니다. '강수연은 왜 숨졌나'란 제목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팬들에겐 다소 무례하게 보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라며 직접 입장을 밝혔다.
또 "대중을 상대하는 미디어 종사자들은 예민하게 정서를 살펴야했는데 제가 부족했습니다. '강수연 별세의 원인과 대책'으로 바꿔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마음 상한 분들에게 사과 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현재 문제가 된 영상의 제목과 썸네일은 모두 변경된 상태다.

해당 방송에서 홍혜걸은 고 강수연의 명복을 빈 뒤 "의학적 궁금증 위주로 설명하겠다"라고 설명을 시작, 이어 "55세 한창 나이다. 혈압이 높았는지 술 담배 했는지 전혀 모르고 지금까지 뉴스에서 보도된 내용을 위주로 취재한 내용이다. 확정적인 진실은 아닌 것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고인의 사망 원인인 뇌출혈을 두고 "전문가들이 가장 유력하게 생각하는 원인은 뇌동맥류이란 질환이다"이라며 "뇌동맥류는 뇌동맥이 주머니처럼 부풀어 올라 얇은 막이 생기는데 그게 커지는 거다. 중년 이후부터 우리 인구 중에서도 상당히 흔하게 발견되는데 집사람도 뇌동맥류가 있다. 강수연 씨도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로 의심된다. 의학적인 이유는 쓰러지기 전에 두통으로 반나절 이상 앓았다고는 거다 이게 중요하다. 선행되는 증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뇌출혈로 많은 양의 피가 쏟아져 나오며 생명 유지 역할을 하는 뇌간이 가장 먼저 눌리면서 망가져 뇌사에 빠지게 되고 심정지까지 오게 된다는 것.

그러면서 홍혜걸은 "뉴스를 보면 당일 강수연 씨가 두통을 호소했고 가족들이 병원에 가서 진료 받는 것을 권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 참아볼게'라며 조금 지체를 했다더라. 그게 좋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동맥류가 갑자기 터질 때도 있지만 초기에는 대개 피가 새면서 서서히 소량씩 피가 나온다. 그러다가 갑자기 찢어지면서 대량 출혈이 된다"라며 "선행출혈 이때 병원에 빨리 갔더라면 수술적인 방법으로 출혈 부위를 막아서 생명을 건질 수 있었을 거다. 그 시간에 안타깝게 병원에 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나이가 50세가 넘어가면 건강검진 할 때 추가로 돈이 든다 하더라도 MRA로 뇌혈관 검사를 한 번은 받아보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에 비판하는 쪽에서는 이 영상 역시 일종의 '사이버 렉카'(온라인 공간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들을 조롱하는 뜻)임을 부정할 수 없고 일단 지금은 고인의 애도 기간임을 강조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 올려 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제발 장례식은 마치고 올리세요", "클릭스 늘리려는 무례함인가" 등.
하지만 의학기자로서 시의적절하고 유용한 정보라는 의견도 많았다. "나도 심한 두통(검사결과 뇌동맥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의학기자로서 실시간시대에 빠르고 자세한 설명들을 수있는 의학채널이 있어서, 과학발전의 혜택을 보고 있다고 느껴져 늘 감사하다", "'숨졌나'는 한국말이고 사망은 한자어 인데 꼭 한자를 써야되나, 의학기자로서 사고소식 듣자말자 알려주셔야죠", "안타까운 배우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여 또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죽음에서 방지할수있도록 빠르게 전문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더욱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등의 의견들이 홍혜걸의 콘텐츠 유용성의 가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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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의학채널 비온뒤'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