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조언"…'브로커' 송강호·강동원·이주영·아이유 완성한 가족 의미(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5.10 11: 58

“이 배우들과 언젠가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10일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새 한국영화 ‘브로커’의 제작보고회에서 “‘언젠가 이들과 영화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얘기를 나눴다. 한 6~7년 전쯤 이 플롯을 떠올렸는데 그렇다면 한국의 배우들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이 같이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 연결을 통해 참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영화의 제작보고회는 주로 온라인 형식으로 대체해왔는데, 3년여 만에 대면 형식으로 재개돼 반가움을 안겼다. 진행을 맡은 박경림은 “극장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게돼 너무 감회가 새롭다”는 소감을 남겼다.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급 CJ ENM, 제작 영화사 집)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특히나 올해 열리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본상 수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영화제 초청과 관련, “칸영화제는 몇 번을 가더라도 긴장되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큰 기쁨이다. 이번 초청은 최고의 월드 프리미어가 아닐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은 “몇 년 전 송강호, 강동원 등 이들과 여느 영화제에서 여러 번 만나왔다. 배두나는 제 영화에서 한 번 작업을 한 적이 있어서 알았고. 이렇게 배우들과 이 영화를 위해 오래 전부터 (물밑)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영화의 주요 소재인 ‘베이비박스’에 대해서는 “일본에도 있고 한국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심을 가졌다. 아이를 둘러싸고 선의와 악의가 존재하는 사람들이 펼쳐가는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브로커 상현 역의 송강호는 “그동안 영광스럽게도 훌륭한 감독님들, 배우들과 작업하다 보니 (7번째 칸 방문이라는) 영광을 누린 거 같다. 고레에다 감독님이 한국영화를 연출하셨고 이번에 새롭고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가게 되어 기쁘다”고 칸 진출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이어 “6~7년 전에 이 얘기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됐다. 오래 전부터 고레에다 감독님의 작품세계를 좋아했고 존경하는 예술가였기 때문에 제안을 받은 것에 영광스러웠다. 감독님의 영화는 차가운 얘기로 시작해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끝나는 얘기일 것이란 선입견을 가졌는데 이번 영화를 하다 보니 냉철한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냉정한 시선에서 우리가 서 있는 세상을 바라보게끔 펼치시더라. 처음부터 감흥을 받았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와 참여한 느낌을 털어놨다.
송강호는 그러면서 고레에다 감독에 대해 “치밀한 디렉션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자유롭다. 배우들을 존중하며 저희가 가진 것을 꺼내주셔서 놀랐다. 거장 감독님들이 다른 게 없다. 고레에다 감독님도 배우들의 얘기를 듣고 싶어하신다. 다른 거장 감독님들과 다를 바 없이 훌륭하셨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들려줬다.
강동원은 상현과 함께 베이비 박스를 발견한 동수를 연기했다. 그는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2020) 이후 두 번째로 칸영화제에 진출한 것과 관련해 “그때는 발표만 하고 끝나서 아쉬웠다. 이번에 팬데믹이 끝나가는 상황에 칸영화제에 갈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영화에 참여한 시점부터 촬영을 마친 과정에 대해서는 “저도 7년 전쯤 동경에서 감독님을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눴다. 영화를 하며 과정을 지켜봤고, 여러 가지 일로 밀리다가 작년에 촬영을 하게 됐다. 이제 개봉을 앞두니 감회가 새롭다”고 개봉 소감도 밝혔다. 이어 “제가 동수와 비슷한 면도 있지만 꽉 막힌 사람은 아니다.(웃음) 보육원에 가서 마음을 담으려고 했다. 거기서 느낀 느낌과 그분들의 아픔을 담아내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캐릭터를 분석한 과정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송강호와 12년 만에 재회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낀 건데 그때보다 이번에 호흡이 잘 맞는 거 같더라. 저도 이제 자랐고 나이도 들었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에 송강호는 “‘의형제’ 시절엔 강동원이 청년 같았다. 삶을 이해해서 그런지 깊이감이 있더라. 지금은 원숙하다. 12년이라는 짧지만 긴 세월이 흘러 배우 강동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영화 ‘의형제’(감독 장훈, 2010)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주영은 수진(배두나 분)의 후배 이 형사 역을 맡았다. “형사라고 하면 고정된 관념이 있었는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영화 속 형사는 달랐다. 형사들이 아이 엄마 소영을 쫓을 때도 그 속사정을 궁금해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글로 잘 쓰여 있었다”고 인상깊었던 부분을 전했다.
이어 “차 안에서 배두나 선배님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많았는데, 유쾌한 분위기가 잘 살아날 수 있도록 저희가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촬영했다. 영화의 촬영을 마친 이후에도 선배님과 연락을 하면서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아이유는 아이 엄마 소영 역을 소화했다. “제가 배두나 선배와 단편영화로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다. (감독과 제작진에) 제안을 받고 먼저 캐스팅된 배두나 선배에게 전화를 해서 여쭤봤다. 선배님도 제게 ‘그 역할과 너무 잘 어울릴 거 같다’고 하시더라. 좋아하는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확신을 갖고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출연 결정 당시를 전했다. 이에 고레에다 감독은 “제가 ‘나의 아저씨’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그 드라마로 인해 아이유를 캐스팅 우선 순위에 뒀다고 밝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어 이주영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제가 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빠졌었다. 두 번이나 봤는데 그래서 이주영이 이 역할을 꼭 해주길 바라서 요청했다”고 말했다.
수진 역의 배두나는 타 작품 촬영 일정상 이날 제작보고회에 불참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전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 강동원 이주영 아이유 등 국내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높인 ‘브로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과 비교해 한국은 촬영까지의 준비가 철저하다. 촬영이 시작된 이후에도 모든 것에 빠르다는 것에 놀랐다. 완벽한 상태에서 촬영 현장이 시작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크랭크인 전 봉준호 감독님이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하셨다. 그날 여러 가지 조언을 주셨다. '외국에서 영화를 찍는 불안한 마음도 있겠지만, 영화 촬영이 시작되면 그냥 송강호에게 맡기면 된다'고 하시더라. '송강호는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모든 곳을 비추고 촬영이 잘 진행될 것'이라고 하셔서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6월 8일 극장 개봉.
/ purplish@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