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강수연이 지난 5월 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남은 이들은 고인을 참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강수연이 세상을 떠나기 전 방송을 통해 통화를 나눴던 심권호는 “친구한테 전화 받고 장난하는 줄 알았다. 누나랑 통화했을 땐 평소 목소리랑 똑같았다. 아프다는 생각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전화로 약속도 했는데. 다음에 만나서 밥이든 술이든 먹자고 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용녀는 강수연과 19년간 같이 산 반려동물 맡게 됐다며 “얘들은 엄마 없어진 줄 모를 거다. 세상의 전부를 잃은 거다. 제가 데리고 가서 살 거다. 문제는 우리 집에 다른 애들이 많고 강수연처럼 종일 대화해 줄 수는 없다는 건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5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CPR(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출혈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수술도 쉽지 않은 상태였는데 7일 결국 감은 눈을 뜨지 못했다. 향년 55세.
이용녀는 “강수연은 자신을 위해 산 적이 별로 없다. 깍쟁이 같이 산다고 남들은 그러는데 안 그렇다. 무슨 일이든 남 배려하느라 편하게 쉬었던 시간은 많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도 “강수연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전 기간 부산에 머물며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 영화사에 오랫동안 기록될 배우이자 영화인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함께 연기했던 임동진 역시 “강수연이 ‘여인천하’ 때 가마꾼들한테 금일봉을 줬다는 미담도 있다. 쉽지 않은데 그럼에도 했다는 건 강수연의 통 큰 마음이었다. 늘 명랑했다. 저로선 자식을 잃은 마음이다.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듯 자꾸 마음이 아프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지난 11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발인이 엄수됐다. 현장에는 유지태, 예지원, 김아중, 문소리, 설경구, 임권택, 정웅인, 엄정화, 정우성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설경구는 “존경하는 선배님, 한 달 전 촬영 끝나면 밥 먹자고 했는데 제가 지금 추도사를 하고 있다. 서럽고 비통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라고 안타까워했다. 문소리도 “영화의 세계가 땅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곳에서 영화 한 편 하세요 언니”라며 울먹거렸다.
/comet568@osen.co.kr
[사진] 스타다큐 마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