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죽었다"..故강수연, 천재 배우를 잃은 대한민국 ('마이웨이')[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2.05.16 08: 28

‘거장’ 임권택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고 강수연을 ‘천재 배우’로 기억했다.
임권택 감독은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강수연은 워낙 좋은 얼굴을 갖고 있었다. 자신이 갖고 태어난 외모를 과장도 안 하고, 그렇다고 안으로 수줍게 감추는 것도 없이 당당하게 해냈던 연기자다. 선천적으로 연기자로서 자질이 갖춰진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강수연은 생전 임권택 감독과 ‘씨받이’, ‘아제아제바라아제’를 찍으며 톱배우 대열에 들었다. 특히 두 작품으로 각각 1987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1989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월드스타로 거듭났다.

임권택 감독은 “‘씨받이’에서 연기를 꽤 잘했다. 출산하는 산모 역할을 21살이 아무것도 모를 텐데 이것저것 많이 보고 왔구나 피부로 느꼈다. 꽤 능숙하게 하더라. 속으로 깜짝 놀랐다. 결혼도 안 한 애가 어떻게 느꼈을지. 참 젊었는데 너무 빨리 죽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인과 ‘씨받이’를 함께 찍은 김형자도 “힘든 고생을 하며 ‘씨받이’ 촬영을 했다. 연기하기 무지 힘들었는데 강수연은 견디면서 하더라. 말 한마디 안 하고 견디더라. 21살 저 어린 게 어쩜 저렇게 견디나, 진짜 영화를 위해 태어났구나 박수를 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영화 관계자는 “강수연은 우리나라 최초의 월드스타다. 우리나라 영화가 지금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1980년대만 해도 시선을 끌지 못했다. 칸, 베를린, 베니스에선 엄두를 못 냈다. 그런데 여우주연상이라니. 아시아권에서 받을 수 없던 상인데 받았다”며 찬사를 보냈다.
임권택 감독 역시 “강수연은 내 딸내미 같다. 강수연도 아마 나를 아비처럼 느꼈을 거다. 삭발? 그런 걸 별로 개의치 않아 한 사람이었다. 여자가 머리 깎는다고 하면 신체 일부가 잘리는 듯한 생각이 들 텐데 강수연은 절대 없었다. 별 고통 없이 받아들였다. 독종인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강수연은 너무 이른 나이에 지고 말았다. 임권택 감독은 ”내가 나이가 많으니 곧 죽을 텐데 영결식 조사나 뭐든 강수연이 와서 읽어 주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나랑 수연이랑 바뀐 것 같다. 말이 안 된다. 강수연은 더 많이 살다가 갔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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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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