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리뷰] "감독 데뷔 성공적"…이정재, 배우 인생 29년 갈아 넣었다(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5.20 16: 18

 이정재가 배우로서 29년 동안 쌓은 내공과 노하우를 자신의 연출작 ‘헌트’에 갈아 넣었다. 다소 아쉬운 지점이 있긴 해도 이 정도면 첫 장편 상업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이로써 이정재는 배우 겸 감독으로서 성공적으로 인생의 또 다른 문을 열게 됐다.
이정재가 쓰고 연출한 ‘헌트’(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아티스트스튜디오 사나이픽처스)는 12.12 군사반란으로 군을 장악하고,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해 국정의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대한민국 1호 암살이라는 목적을 갖고 안기부 안으로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해외팀 차장 박평호(이정재 분)와 국내팀 차장 김정도(정우성 분)가 서로를 의심한다. 이른바 ‘동림’으로 알려진 북한의 남파 간첩의 책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두더지로 의심하며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는다.
김성수 감독의 ‘태양은 없다’(1999)로 만나 23년간 절친한 동료로 지내 온 이정재와 정우성은 ‘헌트’에서 각각 대립 구도에 놓인 안기부 해외팀 차장 박평호, 국내팀 차장 김정도를 연기했다.
‘태양은 없다’를 촬영했던 시절에는 경험이 적어 어리숙하고 어려서 생기 넘쳤지만, 세월이 흘러 내공이 쌓였고 자연스럽게 퇴적된 성숙함이 물씬 느껴져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정우성도 전작들 속 캐릭터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김정도에 맞춰 짜인 결이 다른 얼굴로 서사를 이끌었다. 그를 잘 아는 이정재가 있었기에 변신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 영화는 이정재가 배우로서 촬영 현장에서 갈고 닦은 내공이 듬뿍 담겨 있다. 이정재는 연출자, 감독로서의 역할은 당연하고 시나리오 작가,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정확하고 심도 깊은 자료조사와 상상력을 덧대 4년을 투자한 시나리오 작업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게 여실히 느껴진다.
더불어 안기부 요원 방주경 역을 맡은 배우 전혜진, 안기부 요원 장철성으로 분한 허성태, 박평호의 보살핌을 받던 중 스파이 색출 작전에 휘말리게 된 대학생 조유정 역의 고윤정까지 탄탄하게 뒤를 받쳤다.
인물들의 감정 흐름을 담기 위한 장면과 최대화 된 카메라 움직임까지, 영화의 화려하고 대규모적인 연출 역시 그만의 경험이 돋보인다.
국내 극장 개봉은 올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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