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이 좋아서' 고두심이 한지민에게 결혼하라고 잔소리했다.
29일 방송된 채널A‧LG헬로비전 '엄마의 여행 고두심이 좋아서'(이하 '고두심이 좋아서')에는 고두심의 여행친구로 한지민이 등장한 가운데 고두심이 한지민에게 얼른 결혼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고두심은 경주를 찾았다. 그는 경주에 바다가 있는 걸 몰랐다며 "큰 능들만 있겠지, 수학 여행하던 경주겠지 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니"라고 감탄했다. 고두심과 함께 경주를 여행할 친구는 "너무 예쁘고 너무 아까운 후배" 한지민이었다. 한지민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줄도 모른 채 고두심에게 다가왔다.
고두심은 "마음도 예쁘고 얼굴도 예쁘고 나무랄 게 없다. 좋은 배필 만나서 결혼을 하면, 너무 예뻐서 어떤 남자가 그 행운에 당첨될지 아주 기대된다"고 말해 한지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지민은 고두심에게 살금살금 다가와 그를 뒤에서 안았다. 고두심은 크게 웃으며 반겼다.
한지민은 고두심의 얼굴을 스스럼없이 만지며 "오늘 엄청 예쁘시다. 맨날 해녀만 보다가. 분장한 것만 보다가. 화장 예쁘게 하셨네요"라고 감탄, 고두심은 "네가 더 예쁘지. 너 본다고 좀 꾸몄어"라며 반응했다. 한지민은 고두심처럼 경주에 바다가 있는 줄 몰랐다며 "우리가 바다와 연이 있나봐요"라 인정했다. 둘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제주 해녀 역으로 열연 중.

한지민은 "바다 보는 건 좋은데 해녀 역할 하면서 들어가는 건 무섭고, 배 촬영도 무서웠어요"라고 말했다. 둘은 제주의 겨울 바다에 입수를 해가며 해녀 역을 소화했다. 이번 드라마 촬영으로 처음 만났다는 것치고는 꽤 가까워보이는데. 한지민은 "처음 뵀을 때 무서웠다. 그런데 우빈이도 그렇게 이야기했다"며 "'안녕하세요' 하면 '반갑다' 하시고, 물을 가져다 드리면 '고맙다' 이렇게 하셨다"고 회상했다.
고두심은 "투박했구나"라며 자신의 말투를 인정, 한지민은 고두심과 가까워진 계기로 예상 외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바로 고두심의 뱃멀미가 둘을 가깝게 해주었다는 것. 고두심은 "나만 잘난 척했었다. 예전에 갈치 배를 한 번 탔는데 배에서 회를 떠서 나랑 선장님만 먹고 나머지 스태프는 전부 (뱃멀미로) 다 죽었어. 그래서 뱃멀미에 자신 있었는데 이번에는 나만 멀미했다"고 털어놨다.
한지민은 "옛날에 한 번도 멀미를 안 했었다고 하셨는데 그게 20년 전이라더라. 20년 전 말씀을 하시면 어떡해요 선생님"이라며 웃었다. 고두심은 "20년 전이 어제 같다"고 말하며 한지민의 미담을 전했다. 고두심은 "지민이가 이렇게 작은 손으로 암팡지게 주물러주는데 아주 시원하고, 물 가져오고 '추워서 그런 것 같다'며 담요를 덮어주고 하더라"며 한지민의 손을 쓰다듬었다. 한지민은 "선생님이 뱃멀미를 하셔서 촬영이 더 빨리 끝난 것도 있다"고 쑥스러움을 무마했다.

이후 둘은 고두심이 자신의 지인에게서 추천받은 한 콩국 가게를 찾았다. 이곳은 60년의 전통을 가진 곳이었지만 사장님은 가족에게 가업을 이으라고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얼마나 힘들면 이렇게 사랑받는데 안 물려주고 싶겠나"라며 "아드님이 연기 처음 한다고 했을 때 바로 승낙하셨어요?"라 궁금해했다. 고두심은 고개를 저으면서 "한국에서 배우 생활해서 밥도 못 먹고 사는 배우가 더 많다. 그런 생각을 먼저 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지민은 "저는 끼도 없고 수줍고 그랬어요. 남들은 예쁘게 해서 오는데 저는 오디션에 교복 입고 갔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제가 되는 거예요. 사실 (배우가) 되려는 욕심이 당시엔 없어서 하라고 하니까 하고, 그래서 긴장을 안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아요"라며 데뷔하게 된 계기를 알렸다.
이어 "제가 드라마 '올인' 송혜교 선배님 아역으로 데뷔했거든요. 오디션 보라고 했는데 첫 해외 가족 여행이랑 오디션이 겹쳐서 안 갔어요. 근데 여행 후에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오라고 하니까 갔죠"라며 오디션 없이 데뷔했다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고두심은 한지민의 얼굴을 보며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한지민은 어릴 땐 제 이름보다 예쁜 언니의 동생으로 유명했다고 고백했다.

한지민에게는 두 살 터울의 언니가 있다고. 한지민은 "언니가 예쁘고 인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한지민이 아니라 한상미(언니)의 동생으로 유명했어요"라 말한 뒤 질투하기 보다는 잔소리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고두심은 "네가 동생인데 잔소리를 했어?"라며 믿지 못했다. 한지민은 "언니가 독서실에 늦게 오면 '밥을 왜 두 시간씩이나 먹냐. 전화 왜이렇게 오래 하냐 전화비 많이 나온다' 이런 말 많이 했어요. 친구들한테 전화오면 안 바꿔주고"라 답했다. 그래서 언니의 친구들은 한지민을 무서워했단다.
한지민은 이어 "아빠가 늦게 오는 것만 싫어하세요. 그래서 언니가 대학생 된 후에 많이 싸웠어요"라며 엄마와 함께 귀가가 늦는 언니를 데리러 버스정류장에 여러 번 서있었다고 추억했다. 한지민은 "(당시) 언니가 저한테 '대학생 되면 술 안 먹나 보자' 했어요"이라며 "지금은 술 좋아해요. 둘도 없는 베스트프렌드예요"라 자랑했다.
식사 후 둘은 달고나를 함께 만들었다. 애썼지만 둘의 달고나는 조각이 나버렸다. 고두심은 "이게 한 번에 천원이라고 하면 만원 어치 정도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련을 보였다. 이후 이들은 재미로 운세를 보았다.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에 볼 수 있는 운세였는데 한지민은 연애운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지민의 운세에는 "칭찬을 많이 하라"고 적혀있었다.

이제 이들은 교복을 입은 채 우정사진을 찍었다. 카메라 앞이 어색하지 않은 배우들이었음에도 이렇게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낯간지러운 일이었다. 고두심은 이런 게 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고 설렘을 느꼈다. 그런 고두심의 모습에 한지민은 "선생님은 꽃으로 치면 백합 같다. 강인하면서도 소녀 같다"고 전했다.
월성 주변을 걷던 고두심은 한지민에게 "의사가 되고 싶었어?"라 물었다. 한지민의 예전 꿈은 의사였다고. 한지민은 "할머니가 어릴 때부터 언니는 성악가, 저는 의사하라고 하셨었어요. 할머니가 편찮으신 부분이 많아서 의사가 돼서 치료해드리고 싶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의사가 어렵더라고요. 공부를 좀 잘해야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라며 이후 유치원 선생님으로 꿈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이어 "어릴 때는 소극적이었어요. 유치원 때는 선생님이 친구들을 잘 못 사귄다고 걱정하시기도 했어요. 저학년 때까지 그러다가 친해진 친구가 활발하고, 저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물리쳐주고 그래서. 저도 그 친구처럼 되고 싶어 노력도 하고. 일하면서는 사회성이 생긴 거 같아요. 제 인생의 장르가 뭐냐고 물으면 코미디라고 답할 것 같아요"라 고백했다.

한지민은 남을 웃기는 게 좋다고. 그러자 고두심은 "남편도 재밌는 사람 만나야 해. 결혼 할 때 됐다. 예쁘게 알콩달콩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랑주고 올해 내년 사이에 가도록 해"라고 조언했다. 한지민은 귀엽게 못들은 척 하며 "부족한 게 많아요 제가"라 답했다. 그러다 외국인 관광객을 만나자 한지민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드라마 홍보에 고두심까지 소개했다. 고두심은 "우리 딸은 미국에 사는데 나는 영어 못한다"며 한지민을 칭찬했다.
한지민은 부끄러워하며 "저도 잘 못해요. 여행 영어 수준이에요. 이게 전부예요. 아는 거 다 뽐냈어요"라 고개를 저었다. 이제 한지민은 고두심을 이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로 안내했다. 고두심은 "개인집 아니냐"며 예쁘게 마당이 펼쳐진 공간에 감탄하며 들어섰다. 고두심과 한지민이 앉자 이 둘 앞에는 고두심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어 축하영상도 전해졌다. 김희애는 "5년도 아니고 50주년. 반세기다. 건강과 인품, 능력이 맞춰졌을 때 지금까지의 커리어가 만들어지지 않았나"라며 축하했고, 차승원, 강하늘, 김우빈, 유진, 윤은혜, 한고은, 이계인 등도 등장해 각자의 축하를 전했다. 고두심은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하겠다며 "영어를 정말 퍼펙트하게 부부싸움할 수 있을 정도로 배워서 할리우드 진출해볼까 그런 생각은 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 이벤트는 한지민의 손편지였다. 한지민은 "추운 제주 바다 위에서 함께 촬영하며 보낸 시간이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느새 봄이 지나 여름을 맞이할 날이 왔다. 지금의 모습 그대로 앞으로의 길을 오래도록 걸어가주시길 응원하고 기도하겠다. 무조건 건강하셔야 한다. 사랑한다"며 직접 편지를 읽었다. 한지민과 고두심은 품을 나눠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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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두심이 좋아서'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