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윤여정, 청각장애인 배우 위해 미리 준비한 수어 시상 ('뜻밖의') [Oh!쎈 종합]
OSEN 최지연 기자
발행 2022.05.30 00: 59

'뜻밖의 여정' 윤여정이 수어 시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29일 방송된 tvN '뜻밖의 여정'에서는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반이 담긴 가운데 윤여정이 청각장애인 배우를 위해 수어 시상을 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날 윤여정은 오스카 영화제에 시상자로 나서는 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윤여정은 무대 위에서 혼자 소화해야할 오스카 스피치 멘트에 부담을 느끼고 "정해져 있는 게 더 괴롭다. 몰랐을 때는 내 마음대로 지껄이면 됐는데. 어떻게 하라고 하니까. 스티브 연 하는 것 봤는데 걔도 덜덜 떨더라”며 "틀릴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피치멘트가 문제가 아니었다. 윤여정은 스크립트를 넘긴 다음 얼굴이 어두워졌다. 윤여정이 호명해야할 수상자 후보들의 이름이 너무 어려웠던 것. 윤여정은 "내가 불러야하는 이름들이 너무 어렵다. 딱 보는 순간 발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힘들어졌다)"라며 지난해의 자신을 떠올렸다. 
윤여정은 "작년에 '외국인들이 내 이름 제대로 발음 못 한다'고 농담을 했는데 큰일 났다. 이거 복수인거냐"고 물었고, 통역사 이인아는 그럴 수 있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여정은 "'한국 속담에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잖나. 그런 말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라며 투덜댔다. 결국 윤여정은 이인아와 함께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영작에 나섰다.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그 모습을 본 이서진은 “(후보들의) 라스트 네임을 부르지 말고 퍼스트 네임만 불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여정은 “내가 뭐 그렇게 친하다고”라며 이서진에게 핀잔을 주었다. 이서진은 윤여정의 속도 모르고 "제임스, 컴온 온~ 컴 앤 갯잇"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다음날 윤여정은 시상식 담당자와 대화하다 스피치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담당자는 수상 후보들은 비디오로 소개되니 이름을 모두 호명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해 윤여정과 이인아가 한시름 놓게 했다. 윤여정은 "괜히 겁냈네"라며 안도한 후 지난해에 있었던 일과 더불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담당자는 흔쾌히 승낙했다. 담당자는 "여정 만의 캐릭터가 잘 담긴 스피치다"라고 호평했다. 
윤여정은 걱정을 조금 덜었지만 시상식 당일 누가 수상을 할지는 알 수 없으므로 후보들의 이름을 모두 암기할 필요는 있었다. 후보들의 이름을 무한히 암기하던 윤여정은 불현듯 브래드 피트를 떠올렸다. 그는 지난해에 윤여정에게 상을 시상했던 장본인.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어색하게 내 이름을 '여정 윤'이라 했잖아. 근데 나처럼 연습 많이 한 걸거야"라며 인정했다.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한편 윤여정은 오스카 영화제의 남우조연상 시상에 나섰다. 그는 무대에 올라 리허설을 하며 숙지했던 대로 자신의 스피치를 끝낸 뒤 수상자의 이름이 적혀있을 봉투를 폈다. 그리고 윤여정은 짧은 감탄 후 입을 다물고 양손을 포개 흔들었다. 그의 수어를 바로 알아들은 관객은 환호했다. 수상자는 트로이 코처였다. 
윤여정은 무대로 올라온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도록 대신 트로피를 받아서 옆에 서주었다. 윤여정의 수어 시상과 트로피를 들고 서 있는 것은 모두 윤여정이 바랐던 그림이었다. 윤여정은 5일 전 멘트를 연습하다 이미 영화 '코다'의 트로이 코처가 수상했으면 좋겠다고 고백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간간이 수어로 시상하는 법을 공부했는데 운좋게 쓰게 된 것. 윤여정은 무대에서 내려와서도 트로이 코처에게 진심어린 축하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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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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