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시상' 윤여정, 브래드피트 용서→C사 파티 불참 "라면 먹자" ('뜻밖의여정') [종합]
OSEN 최지연 기자
발행 2022.05.30 08: 52

'뜻밖의 여정' 윤여정이 브래드 피트를 용서했다. 
29일 방송된 tvN '뜻밖의 여정'에서는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자로 분해 줁비하던 중 브래드 피트를 용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윤여정은 무대 위에서 혼자 소화해야할 오스카 스피치 멘트를 받고 부담을 느꼈다. 윤여정은 "정해져 있는 게 더 괴롭다. 몰랐을 때는 내 마음대로 지껄이면 됐는데. 어떻게 하라고 하니까 틀릴까봐 걱정된다. 스티브 연 하는 것 봤는데 걔도 덜덜 떨더라"며 걱정했다. 그러나 더 문제인 건 남우주연상 후보들의 이름이었다. 이들은 다양한 국적으로 각자 다른 발음기호를 갖고 있었다. 

윤여정은 "내가 불러야하는 이름들이 너무 어렵다. 딱 보는 순간 발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힘들어졌다)"라며 걱정했다. 하필 윤여정은 작년에 자신의 이름을 잘 부르지 못한다며 불평한 바 있었다. 윤여정은 "작년에 '외국인들이 내 이름 제대로 발음 못 한다'고 농담했는데 큰일 났다. 이거 복수인거냐"며 의심했다.
결국 윤여정은 "'한국 속담에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그런 말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라며 통역사 이인아와 함께 영작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이서진은 “(후보들의) 라스트 네임을 부르지 말고 퍼스트 네임만 불러라”고 농담, 윤여정은 “내가 뭐 그렇게 친하다고”라며 타박했다.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다음날 윤여정은 시상식 담당자에게 후보들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는 게 걱정된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수상 후보들은 비디오로 소개되니 이름을 모두 호명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수상자의 이름이 큐카드에 있을 것이니 그의 이름만 잘 호명해주면 된다"고 전했고, 윤여정은 "괜히 겁냈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여정은 담당자에게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잘 발음하지 못한다고 불평했던 것을 언급하며 오스카 스피치 멘트를 수정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담당자는 "그 얘기는 매력적이다. 모두 선생님의 팬이다. 귀엽고 훌륭하시다"라며 흔쾌히 승낙했다. 윤여정은 미팅을 끝낸 뒤 후보들의 이름을 반복해 암기했다. 그 과정에서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를 떠올렸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엄청 어색하게 내 이름을 '여정 윤'이라 했잖아. 근데 나처럼 연습 많이 한 걸거야"라고 말해 이서진을 웃게 만들었다. 이처럼 몇 날 며칠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들의 이름을 외우던 윤여정은 그중 트로이 코처를 응원하며 청각 장애인인 그가 수상할 것을 대비해 수어를 이용한 간단한 인사를 준비했다.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진심으로"란 뜻이었다.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이날 저녁에는 시상자 파티가 있었다. 윤여정은 시상식에 드레스를 협찬한 C사를 포함해 모두 일곱 개의 파티에 초대됐지만 "파티 싫어한다"며 아카데미 시상자 파티에만 참석했다. 윤여정은 어떠한 파티 음식보다도 그저 라면이 좋다며 "집에서는 안 먹는데 나오면 먹고 싶다. 행사 끝나고 집에 와서 라면 먹는게 나의 큰 위안이다"고 말했다.
시상자 파티에 가기 전 간단히 요기를 준비하는 윤여정에게 제작진은 "어떻게 살아야하느냐"고 상담했다. 윤여전은 특유의 호탕함으로 "너 살던 대로 살라"고 말하는가하면 "일을 많이 해라. 많이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 선택지가 너희처럼 많지 않고 좁혀지지만 또 마찬가지다. 연기를 많이 한 사람이 잘하는 게 있고 신인만 가능한 신선함이 있다. 정답은 없다"고 답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후 찾아온 아카데미 시상식 당일, 윤여정은 이른 아침부터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았다. 이날 윤여정은 하루종일 바깥에서 야외시상식을 즐겨야했기 때문에 머리에 특히 정성을 들였다. 윤여정은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꾸며준 뒤에도 직접 머리를 만지며 손재주를 드러냈다. 윤여정은 "'파친코' 때도 내가 했어. 할머니니까 머리 할 것도 없잖아. 화장도 안 하고. 근데 검버섯은 열심히 칠해주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윤여정은 머리 세팅을 위해 뿌리는 스프레이에도 "모기 잡는 스프레이처럼 막 뿌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2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화장에 윤여정은 "무슨 경기 나가는 것 같지 않냐"며 김연아를 언급했다. 윤여정은 "김연아는 진짜 대단한 배짱이다. 거기서 얼마나 떨리겠니. 수도 없이 연습을 했겠지. 빙판에서 엉덩방아 찧는 횟수를 따지면 몇만 번 찧었을 것"이라면서 그의 노력을 높이 샀다. 윤여정은 평소 좋아하던 누룽지도 김이 올라와 머리가 다 죽는다며 먹지 않고 시상식으로 향했다.
윤여정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포함한 모든 난민을 지지하는 파란색 리본을 달고 레드카펫을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사진도 찍고, 외신들의 인터뷰에 응했고, 이서진은 공식 게스트로 함께해 한 발자국 뒤에서 윤여정을 보필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엔 제이미 리 커터스의 가방을 들어주며 국제 짐꾼 노릇까지 해 웃음을 안겼다. 
이제 윤여정은 남우조연상 시상에 나섰다. 그는 먼저 무대에 올라 "뿌린 대로 거둔다"는 스피치를 끝낸 뒤 수상자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펼쳤다. 여기에는 트로이 코처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의 수상을 바랐던 윤여정은 북받치는 마음을 누르고 수어로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진심으로"라고 전했다. 관객석에서 환호가 터졌고, 트로이 코처의 얼굴에 웃음이 걸렸다. 
윤여정은 무대로 올라온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도록 트로피를 들고 곁에 서 있어 줬다. 숙소에서 이를 지켜보던 제작진들은 "윤여정 선배님이 드려서 더 감동적이야"라며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윤여정은 이번에도 잘못된 길로 퇴장하려 해 가이드의 안내를 받았다. 나영석은 "아 선생님!"이라며 탄식했다. 윤여정은 무대에서 내려와 트로이 코처에게 "진심으로 수상을 바랐습니다. 축하합니다"라며 다시 한 번 인사했다. 트로이 코처는 감사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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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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