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범람의 시대, 성공한 드라마는 어떤 작품일까. '어게인 마이 라이프' 감독이 나름의 답을 내놨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약칭 어겐마)'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이다. 인생 2회차, 능력치 만렙 열혈 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를 다룬다. 분명한 권선징악과 통쾌한 즐거움을 보여주며 15회에서 최고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사랑받았다. 이에 메가폰을 잡았던 한철수 감독은 3일 OSEN과의 인터뷰에 서면으로 답하며 작품을 돌아봤다.
"제작에 참여해 준 모든 분들의 노력과 열정이 가져온 결과였기에 감사의 마음 뿐"이라고 밝힌 한철수 감독은 "첫 촬영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을 펼쳐준 이준기 배우와 이경영 선배의 작품에 대한 신뢰와 열정 그리고 이순재, 유동근 대배우의 묵직한 뒷받침 여기에 모든 배우들의 작은 몸짓과 호흡도 놓치려 하지 않았던 스태프의 노력이 하나된 힘으로 어우러졌던 시간이었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런 200여일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놓아줘야 할 시간이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떠나 보내는 지금의 아쉬움은 머지않아 그리움으로 변할 것"이라며 "모든 순간을 기억하지 못해도 잊지 못할 듯 싶다. 제이, 김율, 이해날 작가님과 우리 '어게인 마이 라이프' 식구들 그리고 그동안 저희 드라마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너무 감사하다"라고 했다.

특히 한철수 감독은 주인공 김희우로 열연한 배우 이준기에 대해 "멋진 배우이자 작품 내내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든든한 동료였다"라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현장을 늘 유쾌하고 즐거운 놀이터로 만들어줬고 정확한 연출 의도를 파악하고 자신의 연기 검증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의 노력을 했던 천군만마 같았던 존재였다"라고 극찬을 남겼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에 대해서도 김희우(이준기 분)가 조태섭(이경영 분)과 대화한 장면, 인생 2회차 이후 재회한 장면들을 꼽으며 "잡으려는 자와 빠져나가려는 자의 심리 묘사가 이준기, 이경영 두 연기자의 숨막히는 연기 대결로 응축돼 표현됐다"라고 설명했다. 7회에서 김희우가 마약 밀매를 수사하며 조폭 10여 명을 상대로 벌인 격투 장면에 대해서는 "이준기 배우가 대역없이 한 컷으로 촬영했으나 시간 관계상 편집 과정에서 컷이 나눠졌다"라고 설명했다. 16회(마지막 회) 엔딩에 대해서도 "비주얼만 놓고 봐서는 가장 멋진 희우의 모습"이라고 치켜세웠다.

인기 있는 원작의 존재가 강력한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법도 하건만. 한철수 감독은 오히려 "원작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작품을 진행했기 때문에 부담보다는 든든함으로 작품에 임했다"라며 "원작의 큰 줄기는 따라가면서 중간 중간 원작자도 아쉬워했던 부분을 수정 보완하는 작업은 쉽지는 않았지만 즐거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인생 2회차', '회귀' 등 웹소설 장르물적인 소재가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통해 드라마로도 안착한 것에 대해 "흔치 않은 소재를 발굴하는게 연출자의 몫이다. 시청자에게 또 다른 세계를 선물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그런 의미에서 회귀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소재일 수도 있지만 제게는 완성된 웹소설 '어게인 마이 라이프'라는 기반이 있다. 자신의 기억으로 2회차 인생을 개척하는 희우의 이야기가 마음을 끌었다. 기억 하나로 인생을 바꾸고 자신의 힘으로 이전 삶에서 못 다 이룬 목표를 이룬다는 설정은 분명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가정을 현실로 표현해줄 배우들의 작품에 대한 이해였다. 다행히 어렵지 않게 모든 배우들이 저와 원작을 이해하고 같은 생각으로 촬영에 임해줬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도 덧붙였다.

기실 '어게인 마이 라이프' 이전에도 한철수 감독은 MBN 드라마 '우아한 가'로 8.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당시 MB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새로 썼다. 여기에 '어게인 마이 라이프'까지 연달아 작품을 흥행시킨 것이다.
지상파와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등 TV는 물론 OTT와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드라마 콘텐츠 또한 범람하는 시대. 이 가운데 한철수 감독이 생각한 대중을 사로잡는 드라마의 필수 요건은 무엇이었을까.
한철수 감독은 "쉬워야 하고, 부담보다 즐거움을 드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소재도 중요하고 포장도 중요하다. 좋은 내용을 안정적으로 아름답게 화면에 담기 위해 항상 최고의 촬영 감독을 모시고 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쉽고 즐거운 소재와 아름다운 화면의 포장재로 돌아올 그의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진다.
/ monamie@osen.co.kr
[사진] 삼화네트웍스, 크로스픽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