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어게인 마이 라이프' 작가진이 원작을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고심한 바를 밝혔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약칭 어겐마)'의 대본을 맡은 제이(유정수), 김율(김유리) 작가는 3일 OSEN에 서면으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이다. 인생 2회차, 능력치 만렙 열혈 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를 다룬다. 분명한 권선징악과 통쾌한 즐거움을 보여주며 15회에서 최고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사랑받았다.
원작 웹소설과 웹툰이 큰 인기를 누렸던 만큼,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의 고심도 컸다. 유정수 작가는 "사실 회귀라는 설정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부분이고 가장 극적인 부분"이라며 '인생 2회차'라는 작품의 근간이 되는 소재에 대해 가장 고민했음을 밝혔다. 이어 "만약 두 번째 인생을 산다면? 제작진은 부동산이나 주식 등 돈이 아니라 정의와 복수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선과 악, 빛과 어둠, 영웅과 악당, 정의와 복수라는 테마가 원작에 확실하게 그려졌기에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회귀물에서 부동산이나 주식, 비트코인 같은 소재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였다. 집필 당시 한창 부동산 폭등기였고 청년 세대들의 영끌, 벼락거지 등 자산 격차와 불평등에 대한 시선이 따가운 시기였다. 타인의 비극이 주는 기회를 이용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했고 환생한 김희우가 부를 쌓아나가는 과정보다 빠른 전개로 정의구현에 앞장서서 사이다를 날리는 것이 불필요한 비판을 피해가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원작에 있는 부동산을 통해 부를 쌓아나가는 부분은 최소화했다"라며 작품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까지 고민했음을 강조했다.
김유리 작가는 "흔히 사이다 전개라고 하는 웹소설, 웹툰과 달리 드라마는 갈등과 대립을 고조시키고 풀어나가야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기존 독자들과 드라마 시청자 사이의 갭을 고민해야 했다"라고도 밝혔다. 그는 "16회라는 한정적인 시간 안에서 방대한 사건들을 압축하는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것도 관건이었다. 자연스럽게 원작의 장점인 사이다 전개를 살리면서 드라마적 요소를 놓치지 않는 쪽으로 집필 방향을 잡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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