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이병헌, 母 김혜자 마지막 소원 들어줬다 "다 합서"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06.05 22: 36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이병헌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말기암 환자 모친 김혜자에 결국 졌다.
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 18회에서는 ‘옥동과 동석1’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서로를 외면한 채 살아온 엄마 강옥동(김혜자 분)과 이동석(이병헌 분)의 이야기였다. 
이날 동석은 만물상 트럭에 채울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을 떠나 육지로 왔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 민선아(신민아 분)와는 웃으며 문자를 나눴지만 엄마 옥동의 전화는 한사코 받지 않았다. 그 시각 정은희(이정은 분)는 받지 않는 아들에게 계속 전화를 하고 있는 옥동을 엄마처럼 챙겼다. 

은희는 동석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전화를 왜 안 받냐”라고 했고, 자다가 전화를 받은 동석은 “내가 엄마가 어디있어”라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이에 은희는 “너희 엄마 암이다. 그것도 말기”라며 알려줬고, 동석은 느리게 눈을 깜박이며 “그래서”라고 받아쳤다. 은희는 “그래서는 무슨 그래서냐. 병원에서도 손 놨다”라며 “아무래도 곧 가실 것 같다. 당장 와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동석은 “나중에 후회할게”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말은 냉정하게 했지만 속은 냉정할 수 없었다. 그는 은희의 전화를 끊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한숨 쉬었고, 민선아를 만나러 가는 길에도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동석은 제주로 돌아가는 배 안, 은희와 민선아(신민아 분)의 연이은 전화를 모두 거절한 채 휴대폰을 껐다. 그는 정인권(박지환 분), 방호식(최영준 분), 현춘희(고두심 분), 선아까지 쏟아지는 문자도 무시하려 애썼다. 그러다 결국 뜨거운 냄비 라면을 다리에 쏟은 뒤 정신을 차렸다. 
옥동은 박정준(김우빈 분)에게 밭갈이까지 시킨 채 춘희, 은희, 이영옥(한지민 분) 등을 불러 모아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티는 안 내도 기운 없던 옥동을 위해 은희, 인권, 호식, 정준까지 모두 동석을 불러다 잔소리를 했다. 특히 인권은 "어머니가 아픈 게 왜 화가 날 일인데. 네가 인간이면 사람이면 다른 일도 아니고 너희 엄마 암이고 살 가망 없는 말기암인데 당장 찾아뵙고 지난날 용서 빌고 효도할 일이지 뭐하는 짓거리냐. 남인 우리들도 너희 어머니 살아온 날 생각하면 자다가도 눈물이 나는데"라고 소리쳤다.
은희는 "동석아 우리가 진짜 너를 이해 못해서 이러는 것 같냐. 나는 너희 누나 내 친구 죽었을 때 너희 어머니 한 달도 안 돼서 보따리 싸 다른 남자랑 시집 갔을 때 나도 진짜 화 났다. 나도 이해 안 됐다. 내가 이러는데 너는 오죽할까. 내가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너 불쌍해서 운 날이 하루 이틀인 줄 아냐. 그런데 동석아 너희 엄마 이제 밥을 못 드셔. 피도 토하고. 너 화나지? 그런데 화 내는 것도 엄마 건강하실 때 만이다. 네가 져라. 어머니 소원 들어줘. 목포 가. 그리고 돌아가시면 마음 편하게 끝내라. 지긋지긋한 둘 관계. 장례는 우리들이 도와 치뤄줄게"라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석은 "못 져. 안 져. 목포 안 가"라며 "내맘 안다고? 차라리 모른다고 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말이 남 다 이해한다는 말이야. 뭘 이해해. 형님 엄마가 형님 아빠 친구랑, 형님 친구 아빠랑 형님 보는 눈앞에서 방으로 들어가서 방 불 딱 끄고 부스럭 부스럭 이불 소리 내면서 자는 거 본 적 있어? 내가 왜 여러 여자 만나도 단 한번도 결혼 생각 안 하는 줄 아냐. 내 엄마, 아니 강옥동 여사랑 닮았을까 봐 두려워서. 내 엄마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라며 소주를 물잔으로 들이킨 뒤 지난 날 엄마에게 뺨 맞던 어린시절을 떠올렸고 울컥하며 잔을 깬 뒤 나갔다. 
이에 영옥은 "동석 오빠가 우리가 또 모르는 뭔가가 있나 봐요. 다들 하실 만큼 하셨어요. 그만 하세요, 이제"라고 말했다. 뛰쳐나간 동석을 정준이 챙겼다. 정준은 동석을 조수석에 태우고 해안 도로를 따라 차를 몰았다. 동석은 정준에게 "미운 것도 아니고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고 스멀스멀 화가 나는게 기분 자꾸 더럽다"라며 속내를 고백했다. 
동석은 정준을 돌려보낸 뒤 선아의 전화를 받았다. 선아는 동석에게 "나 역시 지금도 아빠를 생각하면 따지고 묻고 싶다. 어떻게 딸이 보는 앞에서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지. 나는 당신한테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그런데 나는 지금 따지고 싶어도 못 따져. 오빠는 그러지 마. 엄마한테 물을 수 있을 때 물어. 따질 수 있을 때 따지고. 나한테 미안한 적은 있었냐. 자식인 날 사랑한 적은 있냐. 왜 내가 맞고 있을 때 날 보호해주지 않았나 다 물어. 나중에 더는 궁금한 거 하나 없게"라고 충고했다. 
다음 날, 동석은 선아의 말대로 옥동에게 모든 일을 물어보기로 결심하고 할망시장으로 향했다. 옥동은 트럭을 몰고 온 동석에게 커피를 주라고 주문하며 남몰래 아들을 챙겼다. 결국 동석은 시장에서 인권 가게의 순댓국을 먹으며 옥동에게 목포 제사에 언제 가야 할지 물었다. 이에 옥동은 “새벽 배로 가”라고 요구했고, 동석은 어이 없어 하면서도 새벽 4시까지 집으로 가겠다고 답해 모두를 안도케 하고 자리를 떠났다. 
약속한 새벽 4시, 동석이 옥동을 데리러 왔다. 옥동은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듯 세간은 보따리를 싸 정리했고, 변기청소까지 하고 있었다. 심지어 옥동은 평상에 있는 보따리도 실으라고 했다. 무말랭이, 고사리 등을 종철이 좋아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들 손만수(김정환 분)를 보기 위해 춘희도 함께 가는 배에서 동석은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은 뒤 빠르게 차를 몰았으나 배를 놓쳤다. 망연자실한 동석 앞에 춘희와 옥동은 “커피”, “아침먹고 커피 마셔”라며 여유로운 아침을 제안해 실소를 자아냈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N 방송화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