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목록' 박지빈이 극 중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최근 박지빈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박지빈은 "너무 짧았다. 8부작은 처음 해봤다. 본방사수하다 보니까 벌써 마지막 방송이더라. 다들 허탈해하면서 '아쉽다'고 했다. 걱정도, 조심스러웠던 부분도 많았다. 그래도 다행히 캐릭터적으로 설명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겐 도전이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좋은 감정으로 잘 끝난 것 같다"라며 '살인자의 쇼핑목록'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일 최고 시청률 3.7%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평범한 동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트 사장, 캐셔, 지구대 순경이 영수증을 단서로 추리해나가는 슈퍼(마켓) 코믹 수사극으로 이광수, 설현, 진희경, 신성우, 김미화, 오혜원, 이교엽, 박지빈 등이 출연했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에서 박지빈은 여리여리한 외모와 몸매에 나약하고 소심해 보이는 분위기와는 달리 전과 3범인 생선 역으로 분했다. 특히 박지빈이 맡은 생선은 생물학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다른 성전환증을 가진 캐릭터로 트렌스젠더라는 사실이 밝혀져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박지빈은 "'트렌스젠더'가 지금까지 미디어에 노출됐던 건 파격적이거나 실제 성소수자가 느끼기에 불쾌한 부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생선'이라는 캐릭터가 굳이 트렌스젠더여야 하는 이유와 그들이 봤을 때도 납득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냥 보여주기용으로 여장을 하는 건 의미가 없는 캐릭터가 되다 보니까 트렌스젠더여야 하는 이유가 확실하게 보이는 장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장을 하는 부분이 가장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며 생선 역의 고충을 털어놨다.
다소 파격적인 역할이었기 때문에 박지빈 스스로 고민이 많긴 했지만, 만족도는 높았다. 박지빈은 "방송 이후 '여장이 잘 어울린다', '예쁘다', '언니라고 부르겠다'는 댓글이 많았다. 그래서 좋았다. 만족했던 것 같다. 이사배 누나가 스튜디오에서 처음 화장을 해줬는데 둘 다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데?'라고 말했다. 너무 인위적이고 거부감 드는 모습이 아니어서 '이 모습 그대로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지빈은 "실제로 성소수자분들을 만나서 인터뷰도 했다. '어떻게 하면 나를 더 이쁘게 꾸미는 걸까'라는 첨언도 받았다. 메이크업으로 할 수 있는 선이나 쉐딩 등 '화면에 나왔을 때 어떻게 하면 더 예쁘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면서 극 중 캐릭터를 위해 자신이 연구한 부분을 설명했다.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그 고민이었다. 사람들이 '왜 자꾸 예쁘려고 하냐'고 그러더라. '지금도 충분해요'라고 하시길래 '더 예뻐야 된다'고 했다"고 덧붙이기도.
"'살인자의 쇼핑목록' 촬영 전 구교환의 작품을 봤어요.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트렌스젠더가 미디어에 노출된 적은 많더라고요. 하지만 감독님은 물론, 저도 지금까지 보여지지 않은 모습이 드러나길 원했죠. 그래서 감독님도 직접 인터뷰를 하러 다니셨어요."

한편 박지빈은 올 하반기 방영 예정인 OCN '블라인드'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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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