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MC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송해(본명 송복희)가 사랑하는 아들 곁으로 떠났다. 8일 오전, 95세의 일기를 마감하며 하늘의 별이 됐다.
황해도 재령 출신인 송해는 1.4 후퇴 때 유엔군 화물선을 타고 부산으로 피난왔다가 가족들과 떨어져 영영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당시 그의 나이 23살. 아수라 같은 전쟁통에 유엔 군함을 타고 피난 내려왔는데 ‘바다 위에서 떠가는 삶’이란 의미로 자신의 예명을 송해로 지었다.
앞서 송해는 "연고 없는 부산에서 입대했다.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세상을 떠났을 테고 누이가 명이 길면 만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내가 겪은 실화”라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토해냈다.

그에게 가슴 아픈 가족사는 더 있다. 3남매 중 유일했던 아들이 1986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 송해는 가수를 꿈꾸던 아들을 교통사고로 먼저 보낸 뒤 절망에 빠졌지만 KBS 1TV ‘전국 노래자랑’ MC로서 전국을 돌며 생의 의지를 다시 잡았다.
그는 “가슴에 묻고 간 자식은 잊을 수가 없다. 이런 얄궂은 운명이 어딨나 싶은데 나보다 더한 분들이 더 많더라. 내가 주저앉으면 안 되는 거다. 내가 여러분들을 위로해 드리고 끌어가야 하지 않겠나 싶더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랬던 송해가 이제 사랑하는 부모와 아들 곁으로 떠났다.
지난 3월, 송해는 3차 백신까지 완료했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치료를 진행했다. 지난달에도 건강악화설이 불거졌지만 위중한 상태가 아니라고 알려져 팬들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바. 하지만 이번엔 끝내 감은 눈을 뜨지 못했다.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송해는 8일 오전 서울 강남의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향년 95세.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5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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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아침마당